과부와 고아가 주식투자를 한다면 어떤 종목을 살까.수시로 사고팔아 차익을 노릴수 있는 종목보다는 매년 일정수준이상의 배당이 꼬박꼬박 나오는 주식을 찾을 것이다. 월급봉투 가져다주는 남편이나 부모가 없는 탓에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신화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배당성향이 좋은 주식을 「과부와 고아 주식(Widow and Orphan Stock)」이라고 불렀다. 경기와 큰 관련없이 수익이 일정한 전력, 가스 등 공공분야 기업의 주식이 대표적이다.
우리 증시에서는 평상시엔 온통 매매차익에만 관심을 두다가 결산이나 주총시즌이 되면 초보자들까지 『배당이 뭐지?』하고 두리번거리는게 보통이다(참고로 3월말 결산기업으로부터 주식배당을 받으려면 29일이 마지막 매입기회이다.
31일까지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어야 하는데 주식매매는 3일만에 결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배당을 할만한 기업에 관심을 가질때는 이미 해당기업의 주가는 오른 다음이다. 장기적으로 배당수익을 노리려면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싼값에 많은 주식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하다.
배당투자를 생각하는 초보자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배당률의 함정」이다. 얼마전 남해화학의 현금배당률이 무려 30%로 결정됐다고 해서 대단하게 여긴 사람들이 많았다. 배당률이란 액면가(5,000원)에 대한 배당금의 비율이므로 배당률이 30%라는 말은 주당 1,500원을 받는다는 말이다.
이회사 주가는 3만원대이므로 주식 1주당 받는 실제이익, 즉 배당수익률은 5.2%로 낮아지는 것이다. 무상증자와 사실상 효과가 같은 주식배당의 경우는 배당률이 곧 1주당 수익률이다. 주식배당은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안 좋거나 돈 쓸 일이 많은 기업들이 선호한다.
국내기업들은 얼마전까지도 배당에 인색했다. 하지만 법개정과 사회운동을 통해 소액주주의 권리가 커지면서 배당성향이 개선되고 있다. 「과부와 고아의 투자법」을 실천할만한 상황이 돼가고 있다는 말이다.
/김준형기자 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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