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8월 10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가 열리고 있는 잠실주경기장. 후반 중반을 넘어서자 벤치에 앉아있던 브라질대표팀 자갈로감독이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좌불안석이었다. 하얀 얼굴도 사색이 됐다.전반전이 끝나자 세계 유수의 통신사들은 급전을 타전했다. 「세계최강 브라질이 한국에 0-1로 지고 있다」며 이변이 예고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후반38분 호나우도에게 페널티킥을 내줘 1-1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종료직전 안데르손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분패했다. 결국 이변은 없었다.
「삼바리듬을 깨라」
28일 오후7시 잠실주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갖는 국가대표팀의 허정무감독은 「브라질의 리듬을 깨면 이변도 가능하다」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허정무감독은 축구에 관한한 세계최고의 고객인 브라질을 「격에 맞게」 접대하기위해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월드스타들을 호출하는 등 총동원령을 내렸다. 허정무감독은 2년전과 같이 미드필드부터 압박수비를 펼치고 공격 2선에서 반박자 빠른 슈팅을 날린다면 1~2골은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히 「드림팀」이라 할만한 국가대표팀의 「베스트 11」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골문은 「골넣는 골키퍼」 김병지가 있어 든든하고, 수비는 A매치 99경기출장에 빛나는 홍명보가 이끌어 무게를 더한다.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97년 브라질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내 일약 월드스타반열에 올랐던 김도근이 「영광 재현」에 나서고, 골사냥은 「황새」 황선홍이 우아한 날개짓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날쌘돌이」 서정원은 특유의 빠른 돌파로 브라질의 측면을 헤집어 찬스를 만들 계획이며 프리킥 찬스에서는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나서 히바우도의 왼발과 「진품」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반해 브라질은 호나우도나 카를로스, 데니우손 등 슈퍼스타들이 빠졌지만 개인기나 조직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정상. 특히 왼쪽 공격을 주도할 히바우도에게 어떻게 족쇄를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2년전 호나우도가 이민성의 그림자 수비에 막혀 「쩔쩔 맸던」것처럼 이임생과 신홍기가 더블 마크를 한다면 히바우도의 행동반경도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객관적인 전력상 브라질에게 무게중심이 기우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허정무감독은 「콧대높은」 룩셈부르고감독을 혼쭐내주기위해 호시탐탐 벼르고 있어 브라질전은 이래저래 명승부가 될 전망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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