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외교 전통을 뒤집고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외국 국가원수와 정치 지도자들 앞에서 격한 용어를 퍼부우며 화를 내는 이례적 사태가 발생했다.중국 국가 원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를 방문중인 江주석이 이날 수도 베른의 연방의회로 가는 도중 중국의 인권상황을 비난하는 시위대와 티베트 망명인사들로부터 망신을 당한 게 화근이었다.
江주석은 드레이푸스 대통령등에게 『당신들은 이 땅을 통치할 능력이 없느냐』고 호되게 몰아세우며 『여러분들은 좋은 친구를 잃었다』고 격분했다.
그는 또 『10년 동안 중국의 국가 원수로서 많은 나라를 방문했고 환대받았다』며 외빈에 대해 「최소한의 정중함」을 갖추라고 요구했다.
江주석의 이같은 비외교적 언행에 스위스 대통령과 각료들은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江주석은 자동차 퍼레이드 행렬이 연방의회 광장에 도착하자마자 환영식 참석을 포기하고 시위자들의 아우성을 들으며 건물안으로 허겁지겁 들어갈 만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江주석의 분노는 광장 맞은편 5층짜리 은행 건물 옥상에서 일부 시위대가 「티베트」「대화」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과 플래카드를 흔들면서 극에 달했다고 스위스 관리들은 전했다.
드레이푸스 대통령은 장 주석이 「솔직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애써 변호하면서 江주석의 언행을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 주문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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