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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평가 혼란] 입시학원만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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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평가 혼란] 입시학원만 재미

입력
1999.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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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 ○○고교 수행평가반」 고교 수행(遂行)평가를 둘러싼 교육당국과 학교측의 혼선이 계속되는 것에 편승한 사설 입시학원들이 최근 이같은 강좌를 신설, 학생과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24일 현재 서울 강남일대에만 이같은 학원이 줄잡아 10여곳에 이르고 있으며 나머지 학원들도 잇달아 수행평가반 개설을 준비중이다. 학원들은 인근 고교별 수행평가 기준에 맞도록 수업을 진행해 내신성적을 높여준다며 보충수업이 없어 일찍 귀가하는 고교1학년 등을 상대로 학교 정문등지서 팸플릿을 돌리고 있다.

이들 학원들은 학급규모도 5~10명 단위의 소규모로 학교 진도와 맞춰 예상질문 등 수시평가를 훈련시키는 등 수행평가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입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 H학원의 경우 인근고교 신입생들로 특별반을 편성하고 과목당 24만여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또 다른 H학원과 J학원 등도 수행평가반을 편성, 학생모집에 나섰다.

이같은 부작용은 새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이 됐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이 과목별 수행평가의 구체적인 기준이나 방식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 김혜정(金惠貞·46·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내신 비중이 커지고 예전처럼 공부만 잘해서는 안된다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며 『학교측의 설명도 불분명해 부득이 학원을 찾게된다』고 말했다.

강남 K고교 김모(38)교사는 『학원들이 ○○고교반, ◇◇고교반 등 버젓이 학교이름까지 내걸고 수행평가 내신대비반을 선전하고 있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현혹되지 않을 수 없다』며 『하루빨리 수행평가의 원칙과 기준이 체계화해야 이같은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term@hk.co.kr

'수행평가 모범' 민족사관고

강원 횡성의 민족사관고가 지난 학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3단계 교수학습법」은 수행평가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학습법은 교수(Teaching) 토론(Discussing) 쓰기(Writing) 등 3단계로 교육과 평가를 실시하는 방식.

1단계는 퀴즈문답 형식의 대화법과 과제제시법, 학생들의 발표로 진행된다. 2단계 토론에서는 미리 제시된 토론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준비정도와 참여도, 결과를 메모하는 토론카드 등이 평가대상. 이 학습법은 수업과 토론으로 얻은 지식을 특정 주제별로 정리하는 쓰기작업으로 일단락된다.

예를 들어 사회과목에서 국회의원 선거법을 토론주제로 정하면 미리 참고도서나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찬반토론이나 심포지엄 형태의 토론을 거쳐 바람직한 선거법을 근거와 함께 제출토록 한다.

/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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