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24일 밤(이하 현지시간)과 25일 새벽 신유고연방의 군사목표물을 전격 공습, 양측 공군간 교전으로 전투기가 추락하고 폭격지역에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화약고 발칸반도의 불길이 거세지고 있다. 나토의 2차 공습이 확실시돼 전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나토의 공격 나토측은 2차 공습을 앞두고 25일 새벽에도 추가 미사일 공격을 감행, 유고연방의 목죄기를 계속했다.
아드리아해에 배치된 미국 구축함 곤살레스호와 순양함 시호 등은 이날 새벽 2시5분 수분 간격으로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4대를 발사했다. 미군측 관계자는 『10m의 명중오차를 자랑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시속 900㎞ 항속으로 15~20m 상공에서 저공비행하며 목표물을 향했다』고 밝혔다.
샌디 버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은 ABC TV에 출연, 나토가 폭격을 중단하는 2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기존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하나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평화안을 수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밀로셰비치 군대에 충분한 타격을 가해 더 이상 그가 의도하는 바를 추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습 결과를 놓고 나토와 유고측은 서로 엇갈리는 전과를 내세우며 치열하게 선전전을 벌였다.
미국은 1차 공습 직후 전투기 교전으로 유고의 미그 전투기 3대가 격추되고 공습 전단은 기지로 무사 귀환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유고 언론들은 나토 전투기 2대가 코소보 상공에서 산악지대로 격추되고 나토가 발사한 미사일 3개가 방공부대에 요격되는 등 유고군이 반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고는 또 나토 공습으로 민간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나토를 비난했다.
나토는 이날 영국해군 프리깃함 스플렌디드호 등 해상과 공중에서 크루즈 미사일 11대를 발사, 1차 공습을 개시했다. 이와 함께 영국 서부 글로스터셔의 페어포드 공군기지와 이탈리아 아비노와 피아첸차 공군기지 등에 신예 전폭기들이 유고 연방 전역의 방공기지와 군사시설을 강타했다.
특히 유고 수도 베오그라드와 코소보 주도 프리슈티나 일대의 지대공 방공포대 등 방공시설 및 군사물자 제조공장, 레이더 기지, 군사령부와 통신센터, 군막사에 폭격이 집중됐다.
공습은 미국의 첨단 전폭기 F16과 F18 및 레이더 교란기 EA6B, 영국의 수직이착륙 해리어기, 독일의 토네이도기, 캐나다의 CF_18기 4대 등이 주도했다. 특히 구소련의 방공망 침투를 위해 개발된 최신예 B2폭격기 2대가 미국 미주리주 휘트먼 공군기지에서 발진, 처음으로 실전에 가담했다.
유고의 항전 유고는 공습과 함께 전쟁상황을 선포하고 『나토 범죄자들이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을 독려했다.
유고군은 미그29 10여대와 미그21 50여대, 그리고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60기와 레이더 유도 이동미사일 SA6 등 공군 및 방공 전력을 동원, 본격적인 항전에 나섰다.
유고군 참모총장은 나토의 1단계 공습 목표물은 2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유고 언론은 베오그라드 근교 바타즈니차 군용 공항과 발전소가 폭격을 당했으며 베오그라드 20㎞ 지점의 아발라산에 위치한 유고군 병영지역에서 3차례의 강력한 폭발음이 들리고 라코비차 지역의 레이더 기지 1곳도 공격당했다고 전했다. 또 베오그라드 시내에도 수십발의 포탄이 떨어졌고 프리슈티나 상공에 적어도 5대의 나토기가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유고당국은 그러나 방공포가 나토기에 대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 주재 유고 대사관의 네보차 부조비치 대리대사는 CNN과의 회견에서 『세르비아 주민 다수가 사망했다』며 나토공습이 군사목표를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고 관영 탄유그통신도 유고군의 발표를 인용, 『나토 침략군 비행기들이 프리슈티나, 쿠르수믈리야, 우지체, 다닐로브그라드, 노비 사드, 판체보, 포드고리카 등 7개 마을을 공격했다』며 민간 피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통신은 또 나토 공습중 군용 가옥에 잠시 머물고 있던 전역군인 가족들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몬테네그로 북부지역에서는 유고군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습을 받은 베오그라드와 코소보 주도 프리슈티나에서는 미사일 폭격으로 깜깜한 밤하늘이 섬광으로 번쩍였고 폭발음과 총성만이 연거푸 들릴 뿐 도시 전체가 적막강산으로 변했다.
카페와 레스토랑, 대부분의 상가는 일찌감치 철시했으며 버스를 비롯한 교통편은 피란민으로 만원이었다. 프리슈티나 주민들 가운데는 쇼핑백만 달랑 들고 나오거나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대피하는 여자들이 목격됐다.
총동원령이 내려진 베오그라드에서는 군입대 대상 연령층 남자들이 친구나 친지들과 이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시민은 『지금 우리는 밀로셰비치보다 미국인을 더 미워한다』고 격분했다.
한편 수십명의 세르비아인들과 평화단체 회원들은 1차 공습 후 백악관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미국인들아, 코소보는 베트남이다』고 외치며 『세르비아 군인과 민간인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죽는다해도 코소보주 알바니아계의 곤경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 반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 오후 유고 공습을 반대하는 러시아의 요구로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찬성 진영과 러시아와 중국 등 반대진영 입장이 팽팽히 맞서 격론을 벌였다.
찬성 진영은 나토가 안보리의 기존 결의안을 통해 공습을 단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대사는 『공습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안보리 결정을 거치지 않은 불법적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토의 군사행동에 깊이 분개한다』고 맞섰다.
피터 벌리 미국 대리대사는 『나토 공습은 코소보 알바니아계 주민들에 대한 유고측의 야만적 탄압에 대처하고 인도주의적 참사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무력사용에 관한 모든 결정은 안보리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무력사용이 정당화될 때도 많다』고 논란의 양면을 모두 거론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코소보문제는 유고의 내정이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각국은 유고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공습 중단을 요구했다.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도 『군사적 수단에 의해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공습을 즉각 중지해서 이 문제가 정치적 해결의 궤도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정부는 이날 나토지지 성명을 발표했고 알바니아도 공습을 환영했다.
/워싱턴 베오그라드 외신=종합·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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