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젊은 층 수혈론」은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차원을 넘어 집권세력을「개조」하는 대수술 전략임이 드러나고 있다.김대통령은 25일 국민회의의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젊은 층 수혈론의 개념을 정리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내렸다. 이날 지시에 따르면 김대통령의「수혈론」은 21세기 정치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 지역화합 노·장·청 조화 등 세 가지를 복합적으로 지향한다.
이로 미뤄볼 때, 김대통령의 구상은 새로운 인물군의 진입을 계기로 여권내부의 역학구도도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과정도 일과성 수혈이기 보다는, 몇차례의 수술을 통해 집권세력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띨 수밖에 없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들은 이같은 수혈의 과정을 대략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먼저 전당대회에 앞서 국민회의의 70여개 사고지구당을 중심으로 개혁인사들을 영입하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또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으로 선거구를 정비하면서 원외지구당을 교체한다. 이 과정에서 영남권, 충청권의 물갈이가 이뤄질 전망이다. 마지막 단계로 수도권과 호남권의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를 단행하고, 총선체제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수혈론은 또「인적개혁」뿐 아니라 전국정당화를 함께 겨냥하는 다목적 전략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비호남권 인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신주류로 분류되는 여권의 중진들이 힘을 더해가는 등 집권세력내의 판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다.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은 TK지역 영입창구를 맡으면서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실장외에도 영입창구를 맡은당외 중진들은「수혈된」 인재들로 새로운 세를 형성하면서 집권당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대통령이 이날 보고에서『나이가 아니라 개혁성이 중요한 것』이라면서 조세형(趙世衡)대행을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지시한 것은 당의 동요를 일단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혈론이 탄력을 얻어가며 실체화할 경우 국민회의는 불가피하게 많은 변화를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유승우기자 sw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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