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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될 대검중수부] '사정사령탑' 영욕의 18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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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될 대검중수부] '사정사령탑' 영욕의 18년 마감

입력
1999.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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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실력자 고위공직자 대기업총수 등의 비리 수사를 전담해왔던 「사정수사의 사령탑」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가 18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됐다. 법무부는 25일 검찰총장 직속의 독립기구로 신설될 공직비리조사처(가칭)에 중수부의 기능과 역할을 내주고 중수부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수부의 위력과 명성도 역사속에 묻힐 것으로 보인다.5공때인 81년4월 발족한 중수부는 그동안 이철희·장영자부부 어음사기사건, 명성사건, 5공비리, 수서사건, 율곡사업비리,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 한보 사건, 김현철(金賢哲)씨 비리사건, 세풍(稅風)사건에 이르기까지 숱한 대형사건을 처리해왔다. 특히 이중 95년 말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대통령 구속과 97년 「살아있는 권력」이었던 현철씨에 대한 단죄 등 한국현대사의 획을 긋는 사건의 중심에는 중수부가 있었다.

중수부의 전신은 61년 세워진 대검 중앙수사국. 일반 경제범죄와 공안사건을 취급하다 62년 8월 수사국으로 개칭된 뒤 다시 73년 1월 특별수사부로 개편되는 과정을 거쳐 81년에 중수부의 이름을 갖게됐다.

중수부는 그동안 비리에 연루된 세도가들을 가차없이 단죄함으로써 「성역없는 수사」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 새정권의 정치기반을 다지는 정권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적지않았다. 이 때문에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초대 이종남(李種南·전법무부장관)씨부터 현재의 이명재(李明載)검사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17명이 중수부장을 거쳐 이가운데 이씨와 2대 김두희

(金斗喜), 6대 박종철(朴鍾喆)씨와 11대인 김태정(金泰政)현검찰총장까지 모두 4명이 검찰총장에 올랐다. 이종남씨와 김두희씨는 법무장관까지 지냈다.

그러나 중수부장을 역임한 인사들의 말로가 모두 재임때의 영화만큼 밝지만은 않았다. 박종철씨는 검찰총장 재임중 2년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으며, 8대 신건(辛建)씨는 슬롯머신 업자 정덕진(鄭德珍)씨 수사과정에서 중수부 후배검사들로부터 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른 바 있다. 10대 정성진(鄭城鎭)씨는 재산등록 파동으로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최근에는 심재륜(沈在淪)씨가 검찰사상 초유의 「항명파동」을 일으켰고, 97년 한보 1차수사를 지휘하면서 정태수(鄭泰守)한보총회장을 구속시켰으나 수사미진을 이유로 수사도중 전격교체되는 불운을 맞았던 최병국(崔炳國)씨도 대전 이종기(李鍾基)변호사 사건에 연루돼 검찰을 떠났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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