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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기준도 만들어야하나] 학교마다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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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기준도 만들어야하나] 학교마다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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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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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학교별로 구체적인 체벌기준 및 대안을 마련, 이달말까지 시·도 교육청을 통해 보고토록 했지만 대부분 학교가 시간에 쫓긴 채 먼저 시행중인 일부 학교의 모델을 그대로 베끼는 등 갈팡질팡 하고있다.특히 체벌기준의 경우 거의 전 학교가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교장(교감)의 허가를 얻어」라고만 명시, 학교별 특성과 실정에 맞는 구체적 체벌기준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또 체벌 대안 역시 벌점제 일변도에 치우쳐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에따라 이르면 내달부터 각급 학교의 체벌기준 및 대안이 전면 시행되더라도 졸속에 그쳐 오히려 사제간 신뢰관계를 붕괴시키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서울지역의 경우 상당수 학교가 체벌안 베끼기 경쟁을 벌이고있다. 송파구 K고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자체 체벌관련 규정안을 만들어 시행중인 인근 J고와 거의 유사한 안을 마련했다.

사랑의 매인 50㎝짜리 「당당봉」을 전 교사가 소지해 학생이 잘못했을 경우 손바닥이나 종아리에 2~3차례 때리거나, 대안으로 벌점을 매기는 등 2가지중 택일토록했다. 이 학교 정모(46)교사는 『교육청 지침을 근거로 특성에 맞는 안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돼 자체안 마련은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서초구 S여고, 강남구 K고 등도 인근 S고의 체벌규정을 원용했다. 체벌은 교사재량에 맡기고, 대체 생활지도안으로 벌점제 푸른교실 학부모책임지도제 모범학생장제 등을 선택했다.

『체벌은 선생의 양심과 판단에 맡기는게 상책이지 따로 기준을 만들어 시행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들 학교가 다른 학교의 규정을 베껴 제출한 이유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 강원 M중은 지난달 초 C시 H중에 학생지도교사를 출장보내 체벌제한, 절차, 유형 등 체벌규정을 베낀뒤 이를 도교육청에 보고하기도 했다.

일선 교육계에서는 각급 학교의 체벌관련 규정이 시행되더라도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많다. 규정을 정했다 하지만 교사의 자의적 판단이 얼마든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N고 이모(63)교장은 『초·중·고에 일률적으로 체벌규정을 만들라고 한 것부터가 무리』라며 『상급기관 눈치를 봐야하는 일선 학교에서 「면피용 보고」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일부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체벌기준까지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교육부가 시행을 늦춰서라도 공감할 수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는 내달 3일 「체벌토론회」를 개최, 체벌 기준 및 대안과 관련한 학부모 및 교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교육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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