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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발칸반도의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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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발칸반도의 먹구름

입력
1999.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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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협상이 결렬됨으로써 발칸반도가 또 다시 전쟁의 불길속에 휩싸이게 됐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보듯이 발칸반도는 유럽의 화약고이다. 지금의 세계정세가 80년 전과는 다르지만, 발칸을 둘러싼 주변의 기류가 너무도 복잡미묘하기 때문에 자칫 전쟁의 여파가 국제정치무대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코소보분쟁은 민족분규이자 종교분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코소보는 신유고연방의 주(州)지만 인구의 대다수가 회교계인 알바니아인들이다. 코소보의 자치를 요구하는 그들을 신유고연방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무력으로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코소보인들이 집단학살당하고 있다.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사태해결의 기본 방향을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자치권인정에 두고 잠정적인 외국군 파견을 제의했지만 대(大)세르비아 정책의 야망에 불타는 밀로셰비치는 이를 거부했다. 이제 하비에르 솔라나 나토사무총장에게 맡겨진 군사작전만이 사태의 앞날을 가르게 됐다. 나토 군사작전의 핵심은 미군사력이 주축이 된 세르비아 군사시설의 대대적인 공습이다. 신유고 연방의 레이더 및 미사일기지등 방공망이 1차 공습목표이며 2차로 모든 군사시설이 공격목표가 된다. 밀로셰비치로 하여금 코소보 주민탄압을 못하도록 군사시설을 파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나토의 유고공습은 두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유고는 만만찮은 군사력과 함께 견고하기로 이름난 방공망을 갖고 있다. 더구나 걸프전쟁과는 달리 지상군 투입이 여의치 않다. 밀로셰비치가 강인한 의지로 지구전을 펼친다면 집단학살의 비극을 막기 위한 또다른 학살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는 나토군이 직면하게 될 진퇴양난의 딜레마다.

유고공격의 또 다른 위험은 국제정세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유고공습에 러시아와 중국은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며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가 미국방문을 취소한 것은 미국의 발칸 무력개입에 대한 강력한 항의다. 러시아는 신유고연방에 대한 슬라브정서를 공유하는 측면도 있지만 아울러 미국에 대한 견제의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걸프전이후 세계는 90년대 신데탕트로 안정을 누렸지만 다시 미국의 독주에 대한 국제적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제무대의 핵심국가들이 틈새가 벌어지는 것은 우리에게 반가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코소보사태를 더욱 주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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