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당의 「정체성 찾기」 작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정치세력, 새로운 정치 시스템에 의한 21세기 선진정치」로 집약되는 이른바「이회창 그랜드플랜」의 첫 단계이다.이총재는 그동안 취약한 당내입지를 굳히고, 대여투쟁에 힘을 쏟느라 정체성 문제에 천착할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이총재의 동선(動線)을 쫓아가보면 이제 나름대로 큰 구도를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게 감지된다. 부쩍 「새로운 정치세력」을 자주 화두로 꺼내고 있고 학계 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들로 짜여진 조언 그룹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외교사절도 빈번히 만난데 이어 3·30 재·보선뒤에는 대학 등에서의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이총재가 그리려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한 측근은 『상식과 원칙이 제자리를 찾고 법과 제도가 지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권의 수혈론에도 언급, 『이총재는 인물교체보다는 젊은 생각, 미래에 대한 비전 등 사고 전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회창 그랜드플랜」은 생각보다 빨리 윤곽을 드러낼 수도 있다. 한 당직자는 『16대총선 1년을 앞둔 시점(4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때 공천의 원칙과 방향 등을 밝히면서 밑그림을 그린 뒤 9월 정기국회에서 제 모습을 갖춘 야당의 새 얼굴을 국민에게 선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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