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도 이제야 정신을 좀 차렸구나』 삼성자동차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을 둘러 싼 대우그룹과 삼성그룹의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는 소식을 접한 정부와 일반인들의 반응이다. 양 그룹이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지난 해 12월7일)한 지 105일만에 최종 결론을 내림에 따라 빅딜을 축으로 한 재벌구조조정이 결실을 맺고, 국가신인도 상향조정과 경제회생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재벌빅딜 종착점, 삼성·대우·경제전반 일석이조
재벌구조조정은 경기회복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지난 해 말 이후 우리경제가 진 큰 멍에였다. 특히 빅딜은 재벌구조조정의 화두(話頭)처럼 여겨져 왔고, 이 때문에 정부와 재계는 빅딜이 제자리 걸음을 할 때마다 속앓이를 해 왔다. 무디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은 노골적으로『미적거리고 있는 재벌구조조정이 최대 과제』라고 지적해 왔다.
이 와중에 양 그룹이 최대 쟁점이었던 SM5(삼성승용차)계속 생산과 판매문제를 한 발씩 양보, 대타협을 이끌어 내 대내외적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선 삼성차 부산공장이 다음 달부터 정상가동돼 부산지역 경제의 위기감이 상당부분 해소됐다. 또 삼성그룹은 골치거리였던 자동차부문에서 「명예퇴장」할 수 있게 됐고, 대우그룹은 삼성에서 우선 대출받는 3,000억원 안팎의 SM5 운전자금으로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반도체 빅딜 기폭제될 듯
재계는 당초 반도체 항공기 유화 정유 철도차량 등 7대업종과 삼성자동차 및 대우전자의 빅딜을 「공약」했다.
이 중 7대업종은 빅딜의 가닥을 잡은 상태. 삼성자동차와 패키지로 묶여 있는 대우전자 빅딜도 조만간 윤곽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현대와 LG간의 반도체 빅딜만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재계에서는 이와관련, 『상대적으로 훨씬 성사시키기 어려운 이(異)업종간 빅딜도 해결했는데 반도체 빅딜을 지연시킬 명분이 없다』며 대우-삼성의 대타협이 반도체 빅딜을 매듭짓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타협은 재계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며 『그러나 인수가격 결정, 삼성차판매 정상화등의 쟁점이 남아 있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양그룹의 상호양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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