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LG의 시범경기가 열린 인천구장의 관심거리는 한가지였다. 좀체로 보기드문 타자에서 투수로의 변신. LG 심재학의 변신 결과가 베일을 벗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구장을 찾은 팬들의 눈길도 경기결과보다는 심재학의 공끝에 모였다.「쓸만한 좌완투수 하나를 건졌다」는 LG측의 호언장담. 본인도 경기를 앞두고는 당찼다. 『그동안 갈고 닦은 것을 모두 시험해보겠다』
그러나 막이 걷히자 심재학은 마운드라는 외줄에 선 불안한 곡예사였다. 1,2회 매회 주자를 내보냈고 야수의 호수비를 받쳐주지 못하는 2사후 적시타 허용. 직구 속도도 130㎞대에 머물렀고 변화구의 각도도 밋밋했다.
3회. 드디어 외줄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2사후 이숭용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2타자에게 연속 볼넷, 그리고 권준헌에게 좌월 3점홈런을 통타당했다. 투구동작도 매끄럽지 못해 보크까지 범했다. 3이닝동안 82개의 공을 던지고 5피안타 5볼넷 6실점. 덕아웃으로 돌아온 심재학의 얼굴엔 「마음대로 안된다」는 자책이 역력했다.
『아직 시범경긴데 뭐…』라며 자위하는 LG 정삼흠코치의 너스레. 그러나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무게감을 더하는 것은 왜일까.
/인천=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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