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맛 좋은 쇠고기를 싸게 살 수 있을까?」주부 소정신(35·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쇠고기를 구입할 때마다 망설여진다. 집 주위 정육점마다 가격이 들쭉 날쭉이기 때문이다. 등심 부위는 비슷한데도 ㎏당 1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어떤 정육점은 분명히 「국내산 쇠고기」라고 표시하고 있는데 값이 매우 싼 반면 이상하게 맛이 없다.
한우와 「국내산 쇠고기」는 같은 것인가. 구분하는 요령은 없는 것일까.
축협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산 쇠고기는 한우외에 육우(수젖소)와 젖소(암젖소)도 포함된 개념이다. 한우는 한국산 토종 누렁이소, 육우·젖소는 수입 홀스타인종을 말한다. 육우·젖소고기는 맛이 한우보다 훨씬 떨어지고 도매가격도 한우 3등급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한우·육우 육안으로 구별 못해
농림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도축되는 소는 월평균 10만두. 이 중 15%인 1만5,000여두가 육우·젖소다.
일부 정육점들은 「육우」 표시를 하지 않고 「국산쇠고기」라는 간판을 걸고 팔거나 육우를 한우와 섞어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일반소비자들이 한우와 육우를 육안 또는 맛으로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같은 「혼합
고기」가 시중에 나도는 것.
농림부 관계자는 『진짜 한우고기를 값싸게 사려면 축협·목우촌·한냉등 축산물전문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정육점·백화점등 여러 매장을 다니며 가격과 맛을 비교해 본 후 단골집을 정해 구입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맛은 올레인산이 좌우한다
한우와 육우, 수입쇠고기 맛의 차는「올레인산」이 좌우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다. 쇠고기의 지방성분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인산이 포함돼 있는데 한우고기에는 이 올레인산의 비율이 약 48%로 국내산 젖소고기나 수입쇠고기(35~38%)에 비해 훨씬 높다. 수입쇠고기는 또 대부분 냉동상태로 반입되고 있어 냉장 한우고기보다 맛이 떨어진다.
■수입쇠고기 중에는 미국·캐나다산이 인기
국내에 반입되는 수입쇠고기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산이 대부분이다. 이중 호주·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소는 대부분 방목되므로 지방이 적어 질기다. 반면 미국·캐나다의 소들은 방목되는 도중 4~6개월간 사료를 먹이기 때문에 고기 속에 적당히 지방질층(마블링)이 생겨 육질이 부드럽다.
이 때문에 미국·캐나다산 쇠고기는 국내 도매시장에서 호주·뉴질랜드산보다 ㎏당 1,000~2,000원 높게 낙찰되고, 각 소매장에서도 2,000~3,000원 비싸게 팔린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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