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베를린 정상회담 무얼 논하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24,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15개 회원국 정상들은 2000~2006년 EU 재정개혁을 위한 「아젠다 2000」을 마무리짓고, EU집행위원 전원사퇴로 야기된 「리더십 부재」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또 폭풍전야인 코소보 사태에 대한 공동의 입장을 마련하고, EU의 독자적인 군사동맹체 구성 방안을 모색한다.
핵심쟁점은 각국의 경제적 이해가 걸린 재정개혁 문제. 회원국별로 불균등하게 책정되어 있는 EU 분담금을 계속 고수할 것이냐, 아니면 삭감할 것이냐를 놓고 치열한 「남북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코소보 문제와 독자적 군사동맹 출범
코소보에 대한 군사적 대응여부가 심각히 논의될 전망이다. 영국 독일 등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즉각적 개입을 주창하는 반면, 일부 회원국은 섣부른 군사행동은 러시아의 위협을 가중시키는 등 위험부담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회원국들은 블레어 수상 등이 주장한 독자적 유럽 방위체제 설립도 거론할 예정이다. 미국의 개입없이 EU가 독자적 군사 행동 능력을 갖자는 주장에 대해 많은 회원국이 긍정적이다.
◆EU 예산규모
회원국들은 EU의 동구권 확대에 앞서 과감한 재정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북부지역 회원국들은 현재 연 860억유로(약 946억달러)인 EU 예산을 동결 내지 감축, 순(純) 분담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인 반면, 스페인 등 남부지역의 수혜국들은 각종 지원금 축소로 이어질 어떤 조치에도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상호양보를 통한 정치적 결단이 전제되지 않는 한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업보조금
정상회담 의장국인 독일은 EU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업보조금을 축소하고 개별 국가들이 이를 보충하자고 제의하고 있으나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프랑스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U 농업장관들은 11일 공동농업정책(CAP) 개혁방안에 합의했으나 EU 정상들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연 405억유로) 보다 수십억 유로가 넘는 보조금 지출계획을 내놔 재협상이 불가피하다.
◆독일 분담금 감축
EU에 내는 돈이 받는 돈보다 110억 유로나 많은 독일은 『더이상 「봉」 노릇을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게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22일 『헬무트 콜 전 총리가 과거 분담금 배정 협상에서 사기를 당했다』면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스페인 등 남부지역 국가들은 독일의 분담금 축소가 결국 EU 예산감축 및 지원금 삭감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반대하고 있다.
◆◆EU 집행위 구성
현재 로마노 프로디 전 이탈리아 총리가 가장 유력한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자크 상테르 위원장의 후임자가 올해말까지 잔여임기만 채울 것인지, 아니면 내년 1월1일 시작되는 5년간의 차기 임기를 모두 보장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집행위 구성 일정은 합의될 전망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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