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 아시아" 나선 세계적 금융기관들 -「바이 아시아(Buy Asia)」에 나선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은 과연 마이다스의 손인가. 부실화한 아시아 각국의 금융기관과 기업을 사들이는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 그렇다면 부실기업을 사들여 이를 비싼 값에 되파는 기술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아시아위크(26일자)는 GE캐피탈, HSBC홀딩, ABN_암로뱅크, 씨티그룹, 뉴브리지캐피탈 , DBS뱅크 등을 「바이 아시아」에 적극적인 세계적인 금융기관들로 거명하면서 이들의 공격적인 투자행태를 강조했다.
이들 금융기관들이 「바이 아시아」에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우선 아시아 경제위기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한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물론 홍콩, 일본마저 부실 금융기관과 대기업 「세일」이 한창이기 때문. 더구나 각국의 통화가치는 폭락했고, 외화가 필요한 정부 마저 호조건을 제시, 그만큼 헐값에 괜찮은 금융기관과 기업을 사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아시아투자가 M&A(인수·합병)를 비롯한 보다 광범위한 투자전략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이들은 심지어 투자대상 기업의 자산만을 따로 떼어내 분리매각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전기·전자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자회사로 「바이 아시아」에 가장 적극적인 GE캐피탈이나 부실금융기관의 지분을 사들인 뒤 이를 정상화해 3~7년후 비싼 값에 되파는 뉴브리지캐피탈은 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 파산위기 때 이미 이같은 투자방식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부실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는) 복잡한 상황들은 이전에도 다 겪어봤다』고 말한다.
「바이 아시아」 바람이 세계자본의 아시아 복귀를 알려주는 신호탄은 아니다. 다만 이들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은 과거의 투자경험을 통해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들의 대아시아 투자가 늘어나는 것과 때를 같이해 아시아 주식시장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부실 금융기관과 대기업을 더 매각해야할 아시아 각국에게는 일단 청신호다.
태국은 이미 국유화한 방콕 메트로폴리탄 뱅크 등 3개 시중은행을, 인도네시아는 13일 폐쇄조치한 38개 은행을, 한국은 대한생명 등 부실 보험회사를 추가로 해외에 매각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박정태기자 jt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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