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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부치 방한] 해인사 방문 팔만대장경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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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부치 방한] 해인사 방문 팔만대장경에 감탄

입력
1999.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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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부치 게이조일본총리는 21일 이한(離韓)에 앞서 김대중대통령의 전용기편으로 해인사를 방문했다. 오부치총리는 20일에는 오전에 김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저녁에는 청와대만찬에 참석, 정상간의 우의를 다졌다.○…이날 공군1호기로 대구에 도착, 승용차편으로 해인사에 도착한 오부치총리 내외는 통역을 맡은 중앙승가대 정인(淨印)스님, 해인사 원타(圓陀)총무스님, 김혁규(金爀珪)경남지사 등의 안내로 대웅전인 대적광전(大寂光殿)과 팔만대장경판전 등 경내를 둘러보았다. 오부치총리는 팔만대장경판을 만져보며 『고려의 목판인쇄술이 정말 놀랍다』고 감탄했다.

오부치총리는 투철한 정신은 모든 사물을 꿰뚫어 본다는 뜻의 「求明不見暗(구명불견암)」 휘호를 써, 원로스님인 송월(淞月·75)스님이 쓴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오도송(悟道頌)과 교환했다.

○…20일 오전 양국 정상은 청와대에서 지난해 12월 아세안정상회의이후 3개월만에, 통산 3번째인 회담을 가졌다. 오부치총리 내외는 3군의장대가 도열한 청와대 본관에 도착,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았다. 양국 정상은 1층 계단앞에서 기념촬영후 곧바로 2층 접견실로 이동, 회담에 들어갔으며 이희호(李姬鎬)여사와 오부치여사는 별도의 대화기회를 가졌다. 오부치총리는 회담에서 김대통령에 대해 「경애(敬愛)의 정」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최상의 우애관계를 강조했다.

○…김대통령 내외가 20일 저녁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주최한 공식만찬행사는 시종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2시간30여분간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일관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된 것은 총리각하의 열의와 성심을 다한 협력 덕분』이라며 양국관계발전의 공을 오부치총리에게 돌렸다. 이에 오부치총리는 『국가가 나아갈 길을 직시, 과감하게 정책을 단행하는 대통령각하의 모습에서 귀수불심(鬼手佛心), 즉 결단력있되 유연한 자세를 본다』며 『특히 지난번 각하의 방일때 「덕을 갖췄으니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해낼 것」이라며 격려해주었을 때의 감격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답례했다.

○…20일 오후 고려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부치총리의 강연은 큰 불상사없이 진행됐다. 『초청해주신데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한 오부치총리는 새 한일관계를 주제로 강연한 뒤 대북정책에 관한 질문에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등) 무리수를 둘 경우 결코 스스로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도록 노력중』이라고 답했다. 고려대생 150여명은 과거사 청산과 어업협정 파기 등을 주장하는 교내집회를 연뒤 정문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윤승용기자 syyoon@hk.co.kr 해인사=이동렬기자 dyi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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