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와대에서는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을 「대길(大吉) 수석」이라고 부른다. 김수석이 정무수석을 맡은 뒤 난제중 난제인 내각제 문제가 상반기중 논의 유보로 정리됐고, 여야총재회담으로 정국복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공동여당의 내각제 갈등이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파행정국의 비상구가 보이지 않았던 얼마전을 상기하면, 지금은 엄청난 상황호전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수석은 정국이 풀릴만한 시점에 등장한 운좋은 정치인』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드러나지 않는 동선(動線)을 추적해보면, 상황 호전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여야총재회담을 성사시킬 때 교감하지 않은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회창(李會昌)총재와도 깊숙한 얘기를 나눴다.
「내각제 상반기 논의유보」를 기정사실화하는 아슬아슬한 정치곡예에서도 그는 「감(感)」이라는 미묘한 카드를 잘 활용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YTN 뉴스의 「내각제 상반기 논의유보」 보도를 보고 깜짝 놀라 김수석을 불렀다는 대목에서 독자적인 감의 정치가 상당한 수준임이 드러난다.
그러나 정무수석은 항상 성공할 수 만은 없는 자리다. 정국이 꼬이는 등 시련에 직면했을 때 어떤 능력을 보여줄 지…그 때까지 평가를 접어두자는 것이 그의 다짐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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