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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MBC `사랑의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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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MBC `사랑의 스튜디오'

입력
1999.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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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갑니다. 준비됐지요?』 17일 오후 2시 30분. MBC 2층 주조실이 긴장에 휩싸인다. 평생 화낼 줄 모를 것 같은 인자한 인상의 이성호PD.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사랑의 스튜디오」 28일 방송분 녹화장인 D스튜디오가 활기를 띤다.오후 3시 큐사인. 첫 여자 출연자인 이현정(23·가사)씨가 나왔다. 『이마가 넓고 둥글해…』. 할 말을 잊었다. NG가 계속된다. 1주일 동안 스태프와 출연자들이 맹연습을 했건만 세번씩이나 NG가 났다.

이날 8명의 남녀 출연자들은 PC통신과 전화를 통해 6개월전 출연신청을 한 사람들. 1개월 전 출연 통보를 받았다. 보통 신청에서 출연 확정까지 6개월이 걸린다. 신청자는 1주일에 평균 70여명.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청소년부터 42세 노처녀까지 다양하다. 경쟁이 치열하다. 제작진은 이중에서 학력과 신장, 용모를 고려 출연자를 고른다. 『왜 예쁜 여자만 나오냐?』고 질문하니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답한다. 최근들어 다양한 연령층, 용모, 직업층의 신청자를 출연시키려고 노력한다는 말과 함께.

녹화 1주일전 작가와 출연자가 만난다. 남녀 출연자를 담당하는 작가가 따로 있다. 남녀 출연진이 녹화 전까지 서로 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다. 작가들은 방송에서 할 대사와 제스처를 일러준다. 출연자는 일주일동안 거울을 보며 대사를 외우고 제스처를 익힌다.

녹화 당일에는 오전 9시까지 방송국에 도착한다. 출연자들은 담당 작가를 따라 남녀 분장실로 향한다. 세시간에 걸친 메이크업, 방송국에서 빌려온 의상 코디, 장기자랑 연습이 이어진다. 지칠때 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여자 출연자는 스튜디오로, 남자 출연자는 대기실로 향한다. 그리고 리허설.

녹화에 들어가 출연자의 자기 소개가 끝나고 1차 커플소개가 이어졌다. 방송국 도착, 7시간 30분만에 남녀 출연자들이 처음 얼굴을 맞댄 순간이다. 여자 MC 윤해영이 멘트를 잊어 NG가 나려는 순간, 남자 MC 임성훈의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긴다. 임성훈의 20여년이 넘는 관록이 빛나는 순간.

출연자들은 옷을 두 번 갈아 입는다. 노래와 장기자랑을 하는 「러브 러브 쉐이크」코너에선 캐주얼 복장을 해야 하기 때문. 이날 대단원은 일명 「사랑의 작대기」가 맞은 세쌍의 환한 웃음으로 장식됐다.

출연료 15만원과 3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쥔 출연자들은 뒷풀이를 갔다. 장소는 여의도의 중국음식점 나래궁. 이PD, 작가 그리고 출연자들이 맥주 잔을 들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출연자들이 뒤섞여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자연스럽게 「야자」하는 관계로 진전됐다. 방송 녹화시 커플이 된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95년 10월 첫 방송이 나간 이후 31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생각과는 달리, 방송중에 눈맞은 커플보다 뒷풀이에서 만나 결혼한 사람이 많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 오후 8시 30분. 제작진이 자리를 떠나고 출연자들은 2차 장소를 논의했다. 이들이 향한 곳은 인터컨티넨탈 나이트클럽 「라샤라드」. 그리고 그 이후는? 기자는 따라가지 않아 모른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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