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가깝고도 친한’한일관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가깝고도 친한’한일관계

입력
1999.03.22 00:00
0 0

김대중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의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가 밀월시대에 들어섰음을 내외에 과시했다. 지금까지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양국관계가 오부치총리의 방한으로 「가깝고도 친한 나라」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열린 정상회담은 양국이 지난해 10월 김대중대통령의 방일때 합의한 「성숙한 21세기 동반자 관계」가 각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양국이 이처럼 새로운 밀월관계를 구가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정부의 개방적 대일자세 덕택이라는 사실을 일본은 깨달아야 한다. 일본대중문화에 대한 우리측 시장개방, 일본천황의 방한초청등 한국정부가 취한 일련의 대일정책은 「파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랫동안 양국관계를 옥죄었던 종군위안부 문제등 과거사에 대한 우리측의 종지부선언은 피해자만이 베풀 수 있는 진정한 화해와 용서였다. 과거 일본총리 방한에는 과거사에 대한 사과수준을 놓고 양국의 소모적 줄달이기가 뒤따랐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오부치총리가 부담없이 실무적인 방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외교가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록 정부간에는 덮기로 했다고 해도 양국간의 과거사 문제만큼은 일본정부가 성의를 보여야 한다. 진정한 화해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진솔하게 시인·사과하고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어야 한다. 생존한 종군위안부들이 일본 민간단체가 제공하는 보상을 거부한채 배상을 요구하며 오늘도 시위를 하고 있는 현실을 일본은 직시해야 한다.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포용정책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소동 이후 대북강경입장을 견지해온 일본이 우리측의 권유를 받아들여 북일관계개선에 나서기로 한 것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양국은 또 오랜 쟁점이었던 일본천황의 방한문제를 사실상 매듭지었다. 방한시기도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이전으로 잠정합의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숙한 동반자시대의 장애물을 하나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환란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투자가 산업을 부양케 하고, 결과적으로 한반도정세를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본의 시각은 한일관계가 새로운 밀월시대에 들어섰음을 상징적으로 웅변한다.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