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의 구조조정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젊은 개혁세대 수혈론」이 국민회의에서 파장을 부르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미 당체질 개선을 위한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당지도체제 개편을 놓고 중진들간에 백가쟁명식 논쟁이 오간 끝에 5월 전당대회가 사실상 연기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여기에 「수혈론」이 충격파를 가함으로써, 호남의 「물갈이론」, 일부 중진과 동교동 가신그룹의 「용퇴론」등이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당지도부는 김대통령의 언급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새 인재를 충원하는 것은 바로 정당의 존재 의미』라며 『그런 차원에서 당연하고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개혁세력 결집을 위해 국민정치연구회 설립을 주도한 김근태(金槿泰)부총재는 『김대통령은 정치가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일종의 타개책으로 재야운동가를 영입했다』면서 『이번에도 개혁이 나라와 사회의 구조조정을 하는 것인 만큼 그런 감각에 맞는 사람들을 발탁한다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정(林采正)의원(국회 정치개혁특위위원장)은 『과거 여러차례 해온 말이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이고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영환(金榮煥)정세분석위원장은 『기성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며 『기본적으로 여당에 「인재 풀(POOL)이 부족한 만큼 당연히 총선을 통해 수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동교동 가신그룹을 반개혁적이라고 느낀 적은 없지만 그들이 월계관을 쓰겠다고 하면 비난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김대통령이 새 정치세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정권교체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호남지역의 일부 현역의원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김대통령에게 꾸준히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당과 대통령을 위해 물러나는 중진들도 나와야 한다』고 말하고 『국민과 멀어진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서 새 인물의 수혈 외에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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