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YS와의 선긋기」가 시작된 것인가.19일 국정보고대회 참석차 부산을 찾은 이총재는 대회직전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 대해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전두환(全斗煥), 김영삼 두 전직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이총재는 『특별한 구상은 없다. 나름대로 국가에 공헌했다고 본다. 두 전직대통령이 자신의 위치를 충분히 생각하고 있다. 국가 원로로서 뒤에서 조용히 있으면서 좋은 후배들에게 충고를 해주는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이 발언이 계산된 것인지 아니면 부지불식간에 속마음을 내비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이총재의 말은 사실상 상도동을 겨냥한 것이다. 상도동 연쇄만찬 등 부쩍 활발해진 YS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더구나 전전대통령을 축으로 한 5공세력의 활동재개 조짐도 YS의 정치재개에 탄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이런저런 정황에 따라 이총재는 총재회담으로 어렵게 여야해빙무드를 만든 지금 선긋기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총재의 발언으로 YS와의 관계가 급랭하는 것은 「아직까지」 원치않는 듯하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곧바로 기자실을 찾아 『「조용히 계시면서」라는 말에 어떤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전직 대통령 예우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YS 측근인 박종웅(朴鍾雄)의원도 『대변인의 논평에 이의없다』고 발언의 무게를 애써 줄였다. /부산=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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