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동물들이 제 세상을 만났다. 사자와 호랑이들이 실내우리에서 나와 「일광욕」을 즐기며 포효한다. 그 옆 우리에는 아프리카산 코끼리와 하마, 코뿔소가 모래와 물로 몸을 씻으며 부산하게 움직인다. 어미곁에서 재롱을 떨던 아기코끼리가 관람객이 불쑥 던져준 비스킷 한조각을 놓고 비둘기떼와 「쟁탈전」을 벌인다.한편에선, 산란기를 맞아 짝짓기에 나선 암수 두루미들의 자지러지는 교성이 청계산 골짜기에 가득하다. 이에 뒤질세라 암놈을 사로잡기 위해 틈만나면 형형색색의 날개를 활짝 펴고 폼을 잡는 숫놈 청공작의 자태도 눈이 부실 정도다. 어린이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원숭이들도 양지바른 곳에서 서로의 털을 다듬어주는 「털고르기」에 여념이 없다. 아프리카 중부가 고향인 오랑우탕 고릴라 침팬지는 아직도 추위가 부담스러운듯 실내 우리에 틀어박혀 있지만 좀이 쑤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가족들의 봄맞이는 이렇듯 분주하다.
완연한 봄이다. 동물들 만큼 생동하는 봄기운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것도 드물다. 춘곤증에 나름함까지 겹쳐 자칫 무력해지기 쉬운 주말, 아이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동물구경을 떠나 보자. 동물들의 각종 묘기와 알찬 프로그램들이 많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청계산 자락 73만평에 360여종 3,000마리의 동물들이 둥지를 틀고있다. 국내 최대 규모. 지난 18일 홍학이 우리밖으로 「이사」하는등 대부분 동물들이 이달들어 야외 사육장으로 나와 관람객을 맞고있다.
두마리의 돌고래가 20여종의 묘기를 선보이는 돌고래쇼, 직접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사슴패딩장, 원숭이와 물개 먹이주기 행사등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사육사가 호랑이와 고릴라, 침팬지의 습성과 생태를 들려주는 동물설명회도 열린다. 지구의 생태계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식물표본 전시관도 찾아볼만 하다.
특별행사로는 대공원 외곽순환도로 4㎞구간에서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꽃길걷기대회(4월18일), 누구나 참여하는 만화그리기 대회(4월25일)도 있다.
◆어린이 대공원:호랑이 반달가슴곰 독수리등 99종 683마리가 6,000여평의 동물원에 살고있다.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봄꽃축제와 더불어 5월5일까지 밤 10시까지 야간개장이 이뤄진다. 식물원과 자연학습장은 물론 어린이 놀이터와 20개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놀이동산도 함께 있어 휴일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는 제격이다. jinyongpark@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