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느낀 삶의 애환과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중학교는 다 남녀공학인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입학한 중학교는 남자학교였다.더군다나 초등학교 때는 별로 여자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여자의 존재 의미를 잘 몰랐다. 하지만 중학교 3년을 다니면서 이성 친구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게 됐다.
3년 동안 남자들만 보고 사니까 정말 짜증이 나고 비참함도 느꼈다. 왜냐하면 남녀공학을 간 내 친구들은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공부도 아주 능률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따로 여자친구를 사귈 수도 있지만 남자학교에 다니다 보니까 그런 점이 둔해져서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중학교 졸업을 할 때가 다가왔고 나는 꼭 남녀공학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나의 이 마지막 바람은 무참히 깨져버렸다. 고등학교 마저도 남자학교를 다니게 된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6년, 자그마치 6년이라는 긴 세월을 남자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다. 나는 그때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고 삶의 비참함과 함께 내가 지금까지 왜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더욱 비참한 것은 고등학교에 오니까 선생님들이 모두 다 남자라는 사실이었다. 학교에서 여자라고는 매점아줌마와 서무실 누나들 뿐이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한 가지 주장하고 싶은 게 있다. 제발 모든 중·고교를 남녀공학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이 비참함을 후배들이 겪게 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윤광희·서울 배명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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