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 1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한 여학생 주위에 학생들이 몰려들며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인기 댄스그룹「H.O.T」의 사진을 나눠준다는 여학생 말에 「H.O.T」팬들이 서로 좋은 사진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최대 우상이자 꿈은 댄스그룹이다. 아이들의 관심의 열기는 중·고등학교 형 언니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 댄스그룹중에서도 「젝스키스」와 「H.O.T」가 단연 「인기짱」이다. 멤버 하나하나의 신상 스타일 버릇 등에 대한 지식은 기본이다. 학용품과 옷 장갑 모자 지갑 등도 가수이름과 사진, 캐릭터가 그려진 브랜드로 「무장」한다. 브랜드가 없으면 스티커라도 붙이고 다닌다.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가수사진을 모은 다이어리와 1,2종의 가요잡지는 필수품. 가방 속에 이 정도는 넣고 다녀야 대화에 낄 수 있다. 때문에「파스텔」「쥬니어」「로미오와 줄리엣」「짱」「I Love Star」등 가수들의 활동모습을 담은 월간지들은 별 내용도 없으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 여학생은 『매달 잡지를 사기 위해 버스비로 받은 용돈을 아끼고 부모님께 거짓말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PC통신에 들어가봐도 가요열기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 천리안의 경우 주요 팬클럽 8개 중 7개가 H.O.T 젝스키스 핑클 S.E.S등 댄스그룹이다. 팬클럽 란에는 세세한 공연일정과 음반출반계획 등을 공지하고 팬클럽 코너에 들른 시간 등을 통계로 집계해 매달 공개한다. 주요 가수에 대한 스케줄 조회건수는 평균 1,500여회이며 한 달에 100시간씩 사용하는 어린이도 있다.
창경초등학교 김민곤교사는 『스타에 대한 추종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는 집단심리에서 그러는 경우도 많다』며 『정도가 지나치지 않다면 제지하기 보다는 같이 관심을 표해주면서 대화의 주제로 삼아 아이들과의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 아이교육을 위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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