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이후 조용했던 「조폭」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조직폭력배 거물들이 최근 잇따라 출소해 세규합에 나섰고 일부는 일본의 야쿠자를 국내로 초청, 조직재건 대회까지 열 계획이다. 심야영업 해제이후 폭력조직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온 경찰과 검찰은 조만간 폭력조직간 대규모 영역다툼에 대비해 비상태세에 돌입했다.1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88년 국내 폭력조직 대표로 일본의 한국계 야쿠자 김산파 두목과 의형제를 맺어 치안당국을 긴장시켰던 부산 칠성파의 이모(56)씨는 20일 부산 L호텔에서 야쿠자 10여명을 초청, 출소 환영회및 단합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씨는 지난달 23일 6년간의 형기를 마치고 수원교도소에서 만기출소했다. 검경은 일본 야쿠자조직과 손을 잡은 최초의 폭력조직인 칠성파가 이씨의 출소를 계기로 흐트러진 조직을 재건하기위한 것으로 보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동태를 감시할 방침이다. 경찰청과 부산경찰청은 특히 야쿠자 조직원들이 최근 입국함에 따라 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범죄사실이 드러날 경우 잡아들일 계획이다.
국내 3대 조폭의 하나인 OB파를 이끄는 이모(47)씨도 최근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조직재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올초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강남 지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자금원과 관련, 처가집으로부터 자금을 얻어 사업을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경찰은 정확한 돈의 출처를 추적하는 한편 탈법 사실을 조사중이다. 이씨는 90년대초 「범죄와의 전쟁」때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입국,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서방파와 양은이파도 조직재건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대도시 유흥가를 중심으로 군소 조폭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M파, 광주의 S파, 대전의 J파등이 합법 사업으로 진출하는 한편 유흥가에 대한 세력확장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6공화국 초기 범죄와의 전쟁때 줄줄이 투옥됐던 조폭 두목들이 올초까지 대부분 풀려났다』며 『시중에 돈이 돌기 시작하고 때맞춰 유흥업소 심야영업 시간이 해제되는 등 조폭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민생치안 대책협의회」를 발족시킨 검찰 경찰 국세청은 앞으로 조폭의 자금원을 철저히 차단하고 조폭 관련 업소에 대한 세무감사를 강도높게 실시하는 등 조폭 뿌리 자르기에 나설 방침이다.
특별취재반 opinion@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