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음유시인 이동원이 시와 그에 버금가는 가사가 수록된 아름다운 음반 「봄길」을 냈다. 인스턴트 감성 시대에 고운 가사와 선율이 더욱 빛난다.새 음반에서는 교사가 페결핵으로 죽은 여동생을 그리는, 호남지방에 널리 구전으로 알려진 「부용산」(한국일보 98년 2월14일, 3월28일 김성우 에세이)이 처음으로 취입됐다.
「부용산 오리길에 잔디만 푸르러 푸르러 솔밭 사이 사이로 회오리 바람타고 간다는 말 한마디없이 너는 가고 말았구나 피어나지 못한 채 병든 장미는 시들어지고 부용산 봉우리에 하늘 푸르러 푸르러」. 이 서러운 「제망매가」는 이동원의 서정적 음색으로 오늘의 서정으로 살아났다.
「조각난 하늘 아래 어두운 골목을 돌다 같이 걷던 사람들이 저만치 멀어 보일때 돌아갈 고향도 없이 어디에서 머물까」(「싸릿골」, 작사 윤영수·작곡 최진영). 그는 지리적 고향이 아니라 마음의 고향마저 잃은 오늘의 사람들을 조심스레 노래한다.
그러면서도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봄길」, 정호승 시·김희갑 작곡)며 여전히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살아있는 이어도」라 불러도 좋을 만큼 작고 아름다운 통영 앞바다의 섬 「수국도」를 노래한 「물나라 수국」(김성우 작사·김희갑 작곡)도 곱다.
조용필의 대표곡으로 양인자·김희갑 부부의 작사·작곡 노래인 「그 겨울의 찻집」, 「킬리만자로의 표범」, 요절 가수 김정호의 자작곡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등 옛 명곡들도 이동원의 목소리로 새옷을 입었다. 내달 전국투어 콘서트를 기획 중.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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