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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틈새] '인력은행' 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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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틈새] '인력은행' 이 뜬다

입력
1999.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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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대란의 틈새를 뚫고 「브레인 뱅크(인력은행)」가 뜨고 있다. 지난 해 7월 파견근로제가 허용된 이후 정규직 사원이 언제까지나 자리를 보전할 수는 없게 됐다.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전문인력제공업체에서 사람을 받아 업무를 맡기는 「인력 아웃소싱」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최근들어서는 일자리를 잃는 고급인력들이 늘어나면서 핵심업무까지 외부인력에게 맡기는 기업이 속속 등장, 노동시장에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10만명, 5,000억원 규모 아웃소싱 급성장세 파견근로제가 금지됐던 지난 해 7월 이전에도 인력파견은 암암리에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 그러나 그 대상은 단순·노무직에 국한됐다.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상담요원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에 이르기까지 1,000여명을 인력은행에서 받아 임시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SDS도 고급 전산요원이 상당수 파견고용형태로 활동 중이다. 데이콤, LGEDS등에서도 전산시스템을 다루는 파견인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뉴욕은행 서울지점, 금융연구원등에서도 전문분야를 파견인력에 맡기는 등 내로라하는 기업과 기관까지 인력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력은행을 운영중인 전문업체는 900여개. 이들이 파견한 인력은 최대 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이 중 절반 이상은 전문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해 말에는 세계최대 인력파견업체인 미국의 맨파워사가 국내업체와 합작형식으로 「맨파워 서비스 코리아」((02)555-1114)를 설립하고 본격 활동에 나서 인력파견시장에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시장을 선점해 온 유니에스((02)587-3381), 서한기업((02)2217-0051), 인터코리아((02)756-0391) 등도 수성에 분주하다.

■기업은 일석이조, 노동계는 반대 맨파워 서비스 코리아 김기윤(金基胤)대표는『일본은 이미 파견인력이 90만명에 육박하고 시장규모가 연 13조원을 넘을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최근 들어 일자리를 문의하는 고급인력이 늘어나고 기업들도 인력파견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인력파견제는 기업들에게 일거양득인 셈이다. 정규직을 쓸 필요없는 프로젝트성 업무와 단순노무직의 경우 파견인력을 고용하고 퇴직금 산재보험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파견근로제가 정규직 사원을 줄이고 고용불안을 증폭시키고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파견근로제 확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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