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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타결까지] 북한 벼랑끝 조금씩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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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타결까지] 북한 벼랑끝 조금씩 양보

입력
1999.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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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번 회담은 조기 매듭지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11월 뉴욕을 시작으로 워싱턴과 평양, 제네바를 오가며 앞서 세차례 진행된 협상에서 식량지원을 대가로 한 현장방문이라는 큰 원칙에 이미 양측이 의견접근을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미 의회가 대북 중유지원 예산집행의 조건으로 제시한 금창리 의혹 해소 시한과,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재정립할 월리엄 페리 조정관의 보고서 작성 시한이 임박했다는 촉박한 일정이 이러한 추론의 배경이었다. 이에따라 2~3일간의 조율을 거쳐 북측의 체류비를 댄 미 스탠리재단측이 아이오와에서 주최하는 세미나(4일)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북한 특유의 강단이 엿보이며 협상은 장기화로 치달았다. 『우리는 협상하러 왔지 세미나에 참석하러 온 것이 아니다』며 협상 타결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던 김계관(金桂寬)북측 수석대표는 7일째 회담후 회견을 자청,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한다. 협상도 하고 싶지 않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이후 김대표 대신 박명국 미주과장을 대변인으로 내세운 북측은 진전과 교착상태라는 말로 미국측을 외부로부터 압박하는 한편 협상에서는 종래의 벼랑끝 외교와 어차피 양보할 것을 조금씩 내주는 「살라미(salami)」전략을 번갈아 구사하며 주도적인 분위기 조성을 노렸다.북한의 장기화 속셈에는 4일부터 10일까지 한중일을 순회한 페리조정관의 방문기간동안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일 공조에 최대한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대해 미국측은 이번 회담에서 끝장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맞섰다. 기본합의 파기에 따른 「채찍」과 식량지원이라는 「당근」을 적절히 뒤섞어 북측이 금창리 방문요구를 최종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지루한 협상을 펼쳐 나갔다.

결국 10일을 기점으로 물꼬가 트인 협상은 타결의 가닥을 잡아나가 18일간(14회 회담)의 마라톤 일정을 마감하게 됐다. 찰스 카트먼 미수석대표는 16일 김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조만간 다시 보자』고 작별인사를 했다. 금창리협상은 끝났지만 19일 평양에서 열리는 미사일회담에서 또 얼굴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윤석민특파원 yunsuk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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