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인기 록가수 리아를 둘러싼 수사과정의 전말은 이렇다. 16일 오전 11시 송파경찰서는 리아와 리아의 애인, 애인의 후배등 3명을 폭력교사등의 혐의로 구속하겠다는 사건보고서를 공개했다. 오후 2시께 리아의 혐의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방침을 번복했다. 이미 일부 언론에 영장신청 보도가 나간 뒤였다. 오후 4시께 송파경찰서장은 어찌된 영문인지 영장신청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밤 10시께 검찰은 3명중 2명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재수사를 지시했다.불과 12시간동안 경찰이 「리아」처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한 끝에 검찰이 다시 수사할 것을 지시한 셈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경찰 주장은 이렇다. 리아(본명 김재원·23·여)와 애인 변모(31)씨가 지난 1월 매니저와의 계약을 취소하고 공연기획사로부터 밀린 공연수익금을 받아내기 위해 폭력배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감금, 협박당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근거였다. 경찰은 리아가 밀린 돈 2,000여만원이 입금된 뒤 돈을 찾은 것은 폭력을 교사한 정황증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뚜렷한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 채 사건보고서에서 「공연수익금 결산 합의서」를 「보복 각서」로 왜곡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리아가 돈을 받아낸 다른 피의자에게 입금통장 계좌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는지 등 무려 6건의 보강수사 지시를 내렸다. 한마디로 폭력을 교사했다는 증거가 없으니 증거를 대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리아다. 이름을 먹고 사는 인기가수는 이미 「전과자」가 돼 있었다. 앞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되더라도, 무죄판결을 받더라도 촉망받던 여성 록가수가 『깡패를 동원했다』는 불명예와 뒷소문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긴급체포 직후 왜소한 체구의 리아는 보도진에게 『제발, 얼굴은 찍지 말아달라』고 거의 울먹였다. 정치인등 힘있는 공인에 대해서는 눈치를 보는 경찰이 연예인은 선정주의적으로 수사하는 것이 아닌 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윤순환기자 sh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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