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가 살아났다 『신은 죽었다』 괴테(1749.8.29~1832.3.22)가 죽었을 때 독일 시인 하이네는 이렇게 말했다.올해가 괴테 탄생 250주년. 괴테가 부활했다. 그의 조국 독일과 전세계에서 각종 기념행사, 공연, 전시, 학술행사가 줄을 잇는다. 『더 많은 빛을』 괴테가 숨을 거두며 남긴 이 마지막 말은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천재의 위대함이 세계에 빛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의 영원한 힘으로.
셰익스피어, 단테와 나란히 추앙받는 대문호. 수많은 시와 「파우스트」 「프로메테우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정확한 제목은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그의 문학작품은 독일어가 세계문학사에 이룩한 최고봉이다. 해부학·광물학·식물학 연구에 몰두한 자연과학자이자 바이마르공국 총리를 지낸 유능한 행정가였으며 26년간 바이마르궁정극장 감독으로 모차르트 오페라를 280번이나 공연했다. 그는 질풍노도의 시대를 열었고 고전주의를 완성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신에 도전했던 파우스트처럼 괴테는 완전한 이상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했고 평생 수많은 여인을 사랑했다. 「파우스트」는 『영원히 여성스러운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구절로 끝난다.
괴테의 자취는 그의 문학과 사상이 남긴 자취는 한마디로 거대하다. 특히 낭만시대 음악가들에게 괴테는 정신적 아버지나 다름없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이 점에서 불행했다. 독일가곡의 금자탑으로 꼽히는 「마왕」을 비롯해 「물레잣는 그레첸」 「방랑자의 밤의 노래」등 괴테의 시로 수많은 가곡을 써서 보냈지만 답장 한 번 받지 못했으니까. 괴테는 모차르트가 「파우스트」를 오페라로 만들어주기를 원했다. 「파우스트」는 훗날 보이토, 베를리오즈, 구노, 프로코피에프 등에 의해 오페라로 작곡됐다. 리스트의 「파우스트교향곡」, 바그너의 「파우스트 서곡」, 말러의 「천인교향곡」, 브람스의 「알토랩소디」도 「파우스트」에서 나온 것.
독일의 기념행사 괴테 탄생 250주년 기념행사의 중심지는 바이마르. 괴테가 57년간 살다 죽은 곳이자 올해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포된 이 도시는 「바이마르 1999」(인터넷 홈페이지 http://www.weimar1999.de)라는 이름으로 1년 내내 괴테를 기린다. 괴테의 생일인 8월 29일은 그 절정. 시 전역에서 생일파티, 연극 음악회 등 각종 공연, 세계 각국 거리극 극단의 이벤트 등이 벌어진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전세계 유대인과 게르만 음악인이 모여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이스라엘필과 바바리안 스테이트 오케스트라, 유럽 정상급 합창단이 집합, 「영원한 세계인」괴테의 이상을 되새긴다.
한국의 기념행사 예술의전당과 한국괴테협회, 주한독일문화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은 3월말부터 4월 초까지 음악회·연극·영화·전시회 등으로 괴테 페스티벌을 연다(표 참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다음달 4일 부천시향의 괴테콘서트. 임헌정 지휘로 브람스의 「알토랩소디」, 리스트의 파우스트교향곡을 연주한다. 테너 김재형, 메조소프라노 김청자, 합창단이 협연한다. 괴테의 생일에 맞춰 한국과 독일에서 괴테 기념 우표도 동시발매될 예정. 가을에는 베를리오즈의 대작 오페라 「파우스트의 저주」가 공연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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