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내버스에는 스스로 운전할 수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 승객이 유독 많다. 자연히 내리고 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앉은 자리에서 자리옆에 부착된 벨을 울리고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면 일어서서 입구쪽으로 서서히 나와 품위있게 내린다.
『거 좀 빨리 나와요』에 익숙한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느린 동작이지만 운전기사도 같이 탄 승객도 누구 하나 눈총을 주거나 불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안전하게 내리는데 무슨 불편한 일이라도 없는지 염려하며 뭔가 도와줄 일이 없는 지를 생각하는 분위기다.
라디오나 TV캠페인을 통해 『노약자를 보호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지만 이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사회다.
버스에 오르내릴 때 그냥 타고 내리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고맙습니다』『힘내세요』 『하루동안 즐겁게 지내세요』 등등 상황에 적당한 감사인사를 잊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돈을 주고 돈에 해당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당연함을 넘어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데 대한 감사와 끝까지 안전하게 운행해 주기를 비는 마음 씀씀이가 돋보이는 사회다.
노약자에 대한 친절은 걸인을 대하는 영국인의 태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은 IMF체제에 시달리지는 않지만 런던과 같은 대도시에는 길가에 걸인이 많은 편이다.
행인들은 걸인에게 동전 한잎을 던져주면서도 무언가 한마디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힘내세요』 『어때요』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예 그 앞에 앉아서 장시간 대화를 하기도 한다.
집안에서도 단순히 동전 한잎을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의 개인으로 충분히 존중하며 이들에 한마디 힘을 북돋우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친절은 멀리 있지 않다. 엘리베이터, 전차,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을 위해 옆으로 조금 이동해 준 것에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으며, 버스기사와 걸인에 건네는 한마디 모두가 작은 친절에 감사하는 마음,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것은 우리도 당장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미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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