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간에 새로운 밀월(密月)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이 최근 김종필(金鍾泌·JP)총리에게 부쩍 힘을 실어주자 JP는 대북 포용정책 지지로 화답했다.김대통령이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과 설훈(薛勳)기조위원장을 교체한 것은 JP 달래기 포석이라는 게 정가의 지배적 해석. 자민련 관계자도 『JP는 최근 자민련 인사들에게 「내가 왜 총리로 있는 줄 아느냐」며 각각 국민연금 연기론과 합당론을 제기한 김의장과 설의원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표출했었다』며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 개편은 기능 재조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부처 통폐합에 반대하는 JP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장단을 맞추듯 김총리는 이날 저녁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ROTC 서울클럽」초청 강연에서 『한반도 냉전 구도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접근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고 근본적 해결책』이라며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을 편들었다. 자민련이 그동안 보수노선을 내걸고 「햇볕정책」에 제동을 걸어온 것과 대조되는 발언이다. 김총리는 앞으로 정책 조율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낮고 조용한 자세」를 2인자 철학으로 삼아온 JP로서는 상당한 변화이다.
DJP간의 밀월무드가 두사람의 사전 조율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국민회의측은『두 분 사이에 이신전심의 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라며 『총리 권한 강화는 공동정부를 강화하고 내각제 문제를 잘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자민련측 인사들은 『JP는 집권 2년차를 맞아 굳은 결심을 했다』며 『총리의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면 내각제 추진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민련 내부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았다. 우선 총리위상 강화로 JP의 내각제 추진의지가 오히려 희석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자민련 당직자는 또『국민회의가 자기 식구들을 문책하는 대신 자민련에도 독자 목소리 자제를 주문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정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총리가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다』고 걱정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