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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뒤집기] `HOT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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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뒤집기] `HOT 포에버'

입력
1999.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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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을 1만 권 낸 뒤에 열흘 동안 매일 또 1만 권씩 찍었습니다』요즘같은 출판 불황에 이만큼 책이 팔릴 수 있다는 것은 출판사도 독자도 모두 깜짝 놀랄 일이다. 「책만드는집」에서 지난 달 18일 서점에 처음 내놓은 「H.O.T 포에버」(이기종 엮음).

10대의 아이돌 스타 H.O.T의 성장과정 등 신변 이야기를 묶어 「자서전」으로 나온 이 책은 서울 교보문고, 부산 영광도서 등에서 줄을 서서 구입할 정도로 「히트」를 쳤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베스트셀러 집계에도 출간 열흘만에 종합 도서판매순위 1위에 오르는 전례없는 「기염」을 토했다.

출판사는 출간 한 달 조금 못되는 15일까지 모두 11만 권 가까이 팔았다고 추산했다. 누가 이 책을 줄까지 서서 사가는가? 출판사 관계자는 『여중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H.O.T…」의 「성공」은 사실, 뛰어난 기획의 성과라기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의 결과.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PC통신에 개설한 H.O.T 팬 클럽 방에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은 줄잡아 10만 명. 여기다 해마다 기수를 바꾸어 모집하는 정식 팬클럽 회원은 3기까지 모두 2만 5,000명. 출판사도 10만 부 판매는 충분히 예견했던 일이라고 한다.

마음의 양식이 될 책을 만드는 것은 모든 출판인들의 꿈이다. 그 책이 잘 팔리기까지 한다면 더없이 좋다. 하지만 출판인들은 경제불황 이후 「문화」로서보다, 「상품」으로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하다. 베스트셀러는 있어도 스테디셀러는 없는 현상도 이 때문이 아닐까? 좋은 기획과 정성까지 쏟아 책을 내놓고도 「죽 쑤는」 출판인들은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책들을 보면서 허탈한 마음을 가눌 길 없을 것이다. 책 문화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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