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값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우디 이란 멕시코등 세계 5대 산유국들이 하루 200만 배럴이상을 감산(減産)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합의는 말할 것도 없이 지난 20년동안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석유값을 부양하겠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석유선물시장은 즉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2달러대를 유지하던 북해산 브렌트유가 13달러선을 훌쩍 넘었고, 우리나라 수입가에 영향을 주는 두바이산 유가도 12.46달러로 뛰었다. 불과 두달전 10달러선으로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의 석유값 움직임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 20년동안 유가의 하향안정세에 익숙해 있던 우리에게는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90년대의 저유가(低油價)는 공급과잉의 결과다. 탐사 및 채유기술의 비약적 발달, 러시아원유의 세계시장유입, 아시아경제위기에 따른 수요감퇴가 한데 어울려 석유공급 과잉을 유발했다. 반면 북해유전의 개발이후 OPEC의 힘은 거의 유명무실하게 됐다.
국제 석유전문가들중에는 감산합의에 의한 유가동요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감산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산유국들이 쿼터를 놓고 이해가 엇갈려 쉽게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그러나 5대산유국에 이어 카타르 쿠웨이트등도 감산합의에 동참할 뜻을 밝히고 있어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다.
이들 국가들의 원유수출 수입 감소로 받는 고통이 단결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연말 유가 15달러」를 전망하는 야마니 전 사우디 석유상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
정부는 올해 원유 수입물량을 8억7,000만 배럴, 소요외화는 139억달러로 잡고 있다. 작년보다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현실적 전망아래 세운 석유정책이다. 그러나 배럴당 1달러의 가격 진폭만 보여도 거의 9억달러의 외화가 왔다갔다하니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그리고 유가 1달러가 오를 때마다 국내석유제품 소비가격 인상요인이 2.58%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유가동향은 매우 걱정스럽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4위의 원유수입국으로 작은 가격동향에도 경제적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산유국의 동향, 메이저석유회사의 합병, 중국의 석유소비 추세, 교토의정서의 실행문제등 향후 석유수급에 미칠 영향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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