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9기 2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1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5일 오후 폐막됐다.이번 대회에서 중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사유경제가 보장된 헌법수정안을 채택했다. 새 헌법은 「개체경제, 사영경제등 비공유경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한 구성부분」이라고 인정했다. 이를테면 자본주의가 중국을 이끄는 경제사상으로 새롭게 자리매김된 셈이다. 전인대의 한 대표는 이를두고 『헌법수정안은 사유경제가 붉은 모자를 썼다고 보면 된다』라고 촌평했다.
또 개정헌법 전문에 덩샤오핑 이론의 지도하에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당과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명문화했다. 중국은 그동안 체제의 성격, 소유제, 덩샤오핑의 실사구시 정책등을 놓고 심한 보혁갈등을 노정해 왔는데 이번에 「중국식 사회주의」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성격규정 논란을 불식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전인대는 과거와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우선 회의가 3~4일 단축됐고 정부사업보고서도 6페이지 정도가 짧아졌다. 당의 결정과 업적을 찬양 고무하던 형식적이고 고답적인 정부사업보고서가 실질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으로 바뀐 것이다. 당면문제에 대한 토론방식도 허심탄회했다.
전인대를 지켜본 한 중국전문가는 『이번 정부사업 보고서는 경제전문가들의 「중국경제 필독서」』라며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공개됐고 추진방향이 언급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인대는 또 실무형 총리인 주룽지의 면모가 돋보이면서 실세 총리로서 자신감을 내외에 과시한 회의였다는 분석이다.
과거 정부업적만을 강조하던 모습에서 탈피해 어려움을 솔직히 시인하고 이해를 구했으며 성장률 목표치 등도 한자리 수로 못박지 않는등 계획경제의 부담과 짐을 스스로 벗어 던졌다.
중국의 전인대는 더이상 과거와 같은 당의 결정에 대한 「거수기」나 「고무도장」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대회를 지켜본 대다수 전문가들의 총평이다.
/베이징(北京)=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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