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KE1533편 여객기 착륙당시 포항공항은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풍속 17~25노트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으나 시정(視程)이 9㎞로 괜찮은 편이었다. 활주로도 젖어 있었지만 양호했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는 일단 기상이변보다는 기체결함이나 조종사 실수가 사고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포항에 급파된 건설교통부 항공국 이우종(李宇鍾·52·항공안전과장)사고조사팀장은 『사고 당시 기상에 큰 문제가 없었다면 기체결함과 조종사 실수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정확한 사고원인은 블랙박스 해독과 기장 진술, 관제탑과의 교신내용 등을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해군 6항공전단 활주로운영대장 김병일(金炳日)중령은 『사고 당시 강우량은 1.5㎜, 순간최대풍속은 32노트로 착륙에 지장이 없었고 사고전에 비슷한 기종의 여객기 2대가 정상착륙했다』면서 『사고 여객기는 고도 580피트에서 하강, 활주로 1,000피트지점에 정상 접지했다』고 말했다. 기체 결함일 경우 엔진의 제동장치(역추진장치)나 날개의 스피드제동장치, 바퀴의 감속기 고장여부등에 조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조종사가 회항하지 않고 무리한 착륙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조사중이다. 이번 사고의 유형이 지난해 8월 김포공항에서 발생한 도쿄(東京)발 서울행 KE8702편 보잉747여객기 활주로 이탈사고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착륙시 측면돌풍이 불었고 활주로에 수막현상이 있었다』고 말했으나 악천후를 뚫고 무리한 착륙을 하다 사고를 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건교부는 그러나 사고당시 꽤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점에서 측면 돌풍으로 여객기가 접지점을 벗어났거나 여객기가 돌풍을 이기기위해 속도를 높여 착륙하다 중심을 잡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한편 포항공항은 인근에 해발 96㎙의 인덕산이 가로막고 있어 이·착륙 진입각도(활공각)가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포항시는 건교부 국방부등과 협의해 인덕산 정상을 66㎙로 낮추기로 하고 95년말 설계용역을 끝냈으나 『소음공해가 더 심해진다』는 주민반발에 부딪혀 지금까지 유야무야돼왔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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