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금강」의 신동엽(1930~1967) 시인이 사망한지 올해로 30주기가 된다. 혼돈과 궁핍의 시대였던 60년대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는 강렬한 시어로 우리 시와 사회에 충격을 줬던 시인.30주기를 맞아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작가회의(회장 신경림)는 「4월, 금강, 신동엽」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다채로운 내용의 기념문학제를 연다. 26일에는 「신동엽문학 심포지엄」이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다. 유종호 연세대석좌교수는 발제논문 「뒤돌아보는 예언자_다시 읽는 신동엽」을 통해 서정시인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새롭게 조명한다. 유교수는 『김수영과 쌍벽을 이루며 가장 많이 논의되고 있는 20세기 후반의 시인인 신동엽은 뛰어난 참여시인 혹은 민족시인임을 넘어서 빼어난 현실주의 시인이자, 시에서도 삶에서도 얼렁뚱땅을 몰랐던 결곡한 서정시인』임을 말한다. 「우리들에게도/생활의 시대는 있었다/백제의 달밤이 지나갔다/고구려의 치맛자락이 지나갔다」(「금강」6장)와 같은 시구나, 「사랑해주고 싶은 사람들은/많이 있었지만/하늘은 너무 빨리/나를 손짓했네/언제이던가/이 들길 지나갈 길손이여/그대의 소맷속/향기로운 바람 드나들거든/아퍼 못다한/어느 사내의 숨결이라고/가벼운 눈인사나/보내다오」(「담배연기처럼」) 같은 시를 유교수는 예로 든다. 강형철 숭의여대교수는 이와 한켠으로 신동엽 시의 시대의식을 「통일이 될 때까지 영원히 타오를 불온성」이라는 입장에서 새롭게 분석, 고인의 면모가 총체적으로 조명되는 자리다.
4월3일에는 「신동엽 문학의 밤」이 고인의 고향인 충남 부여시 학생수련원에서 열린다. 우금치 길놀이를 시작으로 고인의 문학세계에 대한 강연과 일대기를 보여주는 슬라이드 상영, 시 낭송 등 일반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작가회의는 이 행사 참가자를 위해 「민족시의 현장기행」도 마련했다. 고인의 부인 인병선 시인과 문인들과 함께 서울을 출발해 고인의 시비와 생가, 묘소, 금강 일대를 돌아본다.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은 작가회의 사무국(02_313_1486) 또는 대산문화재단(02_721_3202)으로 문의하면 된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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