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출신의 이스마일 카다레(63)는 이른바 「만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속하는 작가다.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10월께면 그의 이름은 세계각국의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지난 해도 지지난 해도 그의 이름은 수상자 명단에 없었다.이번에 번역된 그의 장편소설 「부서진 4월」(문학동네 발행)은 그러나 그의 명성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 현실과는 너무 멀리 동떨어져 있는듯 보이는 알바니아의 「신화적」모습이 손에 잡힐듯 눈앞에서 생생하게 그려진다. 소설은 알바니의의 관습법 「카눈」에 따라 두 가문 사이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44기의 무덤을 파게 만드는, 복수의 이야기다. 음습한 고원의 왕국에서 왜 서로가 상대방 가문에 대해 증오심을 일으켜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의 법칙. 카다레는 고국의 신화적 이야기에서 공산체제로 일그러져 가던 민족의 새로운 얼굴을 찾고 있다.
국내에 「죽은 군대의 장군」등의 작품이 번역돼 있는 카다레는 90년 프랑스로 망명해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부서진 4월」은 영화화하기도 한 78년작.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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