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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세대] 기아농구 가는곳엔 '열녀문'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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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세대] 기아농구 가는곳엔 '열녀문' 선다

입력
1999.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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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기아가 가는 곳엔 언제나「열녀문」이 있다.열녀문은 바로 기아의 열성 여성팬클럽. 「기아를 열렬히 사랑하는 여성」이라는 의미다. 기아에 대한 변치않는 사랑을 표현하는 뜻에서 열녀문이라 이름붙였다. 열녀문이 결성된 것은 기아가 실업팀일 때인 92년. 당시 여중생 30여명에 의해 처음 조직했다. 바로 오빠부대와 농구 팬클럽의 시초다.

지금 열녀문 회원은 250여명. 연고지인 부산과 경인지역 중심이다. 열녀문도 올해부터 큰 체제변화가 있었다. 바로 남성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금남의 벽을 깨뜨린 것. 현재 12명이 가입했다.

열녀문「문짝」이 떨어져 나갈 정도의 위기가 올해초 있었다. 바로 허재때문이다. 당시 「기아맨」 허재가 올시즌 나래로 소속을 옮기면서 상당수 회원들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와중에도 「허재는 허재고 기아는 기아」라며 열녀문에 남은 허재팬도 적지 않았다.

열녀문의 성원덕분인지 기아는 모기업의 위기에도 저력을 잃지않았다. 올해 성적도 2위. 비록 현대에 선두를 빼앗기긴 했지만 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만만찮은 저력을 발휘했다. 저력의 밑바탕은 변치않는 열성팬들의 응원때문일 것이다.

기아팬클럽은 중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처음 열녀문을 결성했던 여중생들은 이제 노년층(?)에 속한다. 하지만 「기아」와 「농구」 두가지 공통분모로 묶인 이들은 경기장에서는 나이를 초월해서 언제나 하나가 된다.

이들의 광적인 응원은 정평이 나있다. 간혹 팬클럽끼리 입씨름을 하는 일도없지 않지만 응원에 짜증이 난 상대선수가 이들에게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응원에서는 누구에게 지지않지만 응원매너도 만점이다. 「열녀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원칙때문이다. 절대 쓰레기를 경기장에 남기는 법이 없다. 「기아 사랑해요」같은 플래카드를 붙인 뒤에는 퇴장하며 테이프까지 다 떼낸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항상 맨마지막에 경기장을 나간다.

회장을 맡고있는 송윤남(22·여·삼성화재 사무직원)씨는 『상대팀에도 칭찬할 줄 아는 응원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며 『열녀문에 들어오면 무슨 일에든 열녀가 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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