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섣달 그믐을 지나 2000년 자정이 되면서 미해결된 Y2K문제로 세상은 온통 암흑천지에 빠져든다. 생필품을 구하기 어렵게 된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폭동을 일으키고 진압경찰들이 총을 쏘면서 세상은 아비규환의 지옥이 돼버린다. 한편 태평양에서 항로를 잃어버린 미국 함대는 중국영해를 침범, 양국간에 전쟁이 벌어지며 인류는 종말을 향해 치닫는다」Y2K문제를 첩보소설처럼 긴박감있게 다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Y2K 이젠 너무 늦었다」(신성미디어)의 내용이다. 이 책이 최근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되면서 Y2K문제를 제대로 몰랐던 사람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미국의 정보통신전문가이자 작가인 제이슨 켈리는 이 책을 통해 Y2K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90년대 초반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발생했던 폭동이나 전쟁같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93년에서 97년까지 IBM의 산타테레사연구소에서 Y2K문제를 비롯한 각종 전산문제를 연구했던 작가는 해박한 전문지식을 동원, Y2K문제가 빚어낼 사태를 사실감있게 그렸다.
그는 서문을 통해 『미국민의 30% 이상이 Y2K문제를 모르고 있고 아는 사람들의 대다수도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Y2K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두 권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각 7,800원.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Y2K 대재앙을 막자] "전화 6월완료" 한통특명 비상
한국통신 성영소(成榮紹)부사장은 요즘 사내에서 「공포의 Y2K」로 불린다.
2주일에 한번씩 모든 간부를 대상으로 한 「Y2K회의」때의 「고문」때문이다. 성부사장은 전화료가 잘못 계산되는 문제에서부터 시내·시외·국제전화 할인요금산정에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예상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 60여건을 작성, 매 회의때마다 이를 들고 나온다.
『Y2K문제 해결진척도를 실명제로 하겠다』는 성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한통의 Y2K문제 분야별 프로젝트에는 담당자의 이름이 함께 올라있다. 실적은 2주일에 한번씩 컬러 그래프로 공표된다. 정해진 목표치를 달성한 담당자는 「녹색」 그래프로 의기양양해지는 반면 미달한 사람은 「적색」으로 주목의 대상이 된다.
한통이 정한 Y2K문제 해결스케줄은 「2월말 변환작업완료」, 「4월 검증완료」, 「6월 모의시험완료」로 짜여져 있다. 정부의 목표치보다 2개월 앞당겨 모의시험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최근 지역별로 자정이후 실시중인 전화국별 교환기 소프트웨어교체작업을 위해 지역본부장, 네트워크본부장 등 간부들이 밤샘을 하기 일쑤다.
통신의 Y2K문제는 크게 세가지. 첫째는 전화국내에 있는 통신시스템. 총 3만4,000여 시스템중 16% 가량이 Y2K문제에 노출돼있다. 가가호호에 전화료를 산정, 고지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정보시스템과 비전산분야에도 각각 20%씩 Y2K문제가 숨어있다. 지난해말 Y2K추진본부가 발족하면서 최근 세 분야의 Y2K문제 해결진척도는 70.63%에 달하고 있다.
세계적 Y2K문제 분석기관인 「G2K」가 1월말 한국통신의 진척상황을 회색(정확한 파악이 안되는 수준)에서 두 단계가 뛰어오른 「노란색+화살표」(양호인 녹색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수준)로 두 단계 상향조정,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한통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6월의 모의시험. 시내·시외·국제전화 시스템을 그대로 복사한 「테스트베드」를 구성, 날짜를 99년 12월 31일로 맞춰놓고 시험할 계획이다. 국제금융을 비롯해 전화로 이뤄지는 각종 금융이나 국가간 거래시의 문제까지 종합 점검하게 된다.
한통은 이와 별도로 2000년이후를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에도 힘을 쏟고있다.
정전시를 대비, 각 전화국에 발전시스템을 추가 설치하고 2000년초 동해안에 해돋이 인파가 몰릴 경우의 통화폭주에 대비, 해당지역 전화회선을 늘리는 방안 등이 마련되고 있다. 박용기(朴墉璂) Y2K추진본부장은 『검증과 모의시험이 완료되더라도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계속 문제점을 찾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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