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시청률에 생사가 좌우되고 스타는 인기에 명멸한다. 그러나 모든 드라마와 스타들이 예외없이 그렇다면 TV 속은 얼마나 황량할까?18년 5개월째 지속된 드라마가 있다. 「전원일기」. 방송사상 역대 최장수 프로다. 80년 10월 21일 1회 「박수칠 때 떠나라」가 나간 뒤 21일로 900회 를 맞아 「형제」편을 방영한다.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한 때 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농촌 현실을 외면한 농촌드라마라는 비난도 있었다. 하지만 농촌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전원일기는 굳건히 우리의 곁을 지켰다. 때로는 농촌 출신 도시민들의 향수를 달래기도 하고 농부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드라마로.
세월의 두께를 증거하는 것들. 차범석으로 출발한 작가는 김정수를 거쳐 현재 이오민에 이르기까지 10여명. 연출 역시 초대 이연헌 PD에서부터 김한영 이관희를 거쳐 현재 최용원까지 13명. 무대는? 경기 양주군 일영면 삼아리에서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두모리를 거쳐, 남양주시 와부읍 노곡리 그리고 현재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로 변했다.
극중 인물들은 나이가 들어 드라마 시작 당시 초등학생이던 인물들이 결혼을 하는 등 아역들은 대부분 성인 연기자로 교체됐다.
하지만 전원일기를 지속적으로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산 역사이기도 한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정애란 김용건 고두심 유인촌 박은수 등 주연들과 이들과 이웃하며 사는 무수한 조역 출연진이다.
최불암 김혜자는 극중 부부로 해로하고 있다. 「일용 엄마」 김수미는 농촌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후원 속에 조연에서 일약 주연으로, 그리고 중후한 연기자로 성장했다.
전원일기의 가장 큰 주인공은? 제작진은 18년 5개월 동안 드라마를 보며 말없이 성원해 준 시청자들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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