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타고 바라보면 절벽같은 계단. 시각장애인에겐 출입구를 알수 없는 강의실. 혼자서는 용변조차 볼 수 없는 화장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학생들에게 「정글」같은 캠퍼스를 「꿈의 학교」로 바꾸는데 장애학생들이 직접 나섰다.연세대의 장애인 동아리 「게르니카」는 12일 회원 학생및 후원자들의 기금을 모아 학교내 편의시설 확충과 장애학생 권익보호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우선 동아리안에 「장애학생 지원센터」를 만들고 올해 안에 자체 경비를 들여 장애학생들이 많이 찾는 연희관 건물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화장실에 장애인용 손잡이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설보완 비용은 지난해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유럽종주에 나섰던 박대운(朴大雲·28·신방3)씨가 TV광고 출연비로 받은 1,000만원과 기금모금 등을 통해 마련했다. 또 장애인 후배들이 되도록 적게 움직이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짜주는 등 상담을 해주고 수강신청서를 일괄적으로 모아 신청하는 작업도 벌인다.
특히 이달중 장애인 신입생을 대상으로 캠퍼스 생활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장애학생 도우미」도 모집키로 했다. 후원금이 모일 경우 다음달 2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해 정식으로 「장애학생 지원센터」를 열고 도서관과 강의실의 출입문 등에 점자 번호도 만들 예정이다.
장애인 동아리 간사인 김형수(金炯壽·25·국문4)씨는 『장애학생 입학이 해마다 늘어 현재 100여명이 재학중인 상태』라며 『학교측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보완과 편의제공 등을 요구해왔으나 학교측은 예산상의 이유로 정책적 지원을 외면해왔다』고 밝혔다. 김호섭기자 drea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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