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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히스토리 X] 인종갈등의 처참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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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히스토리 X] 인종갈등의 처참한 보고서

입력
1999.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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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를 노리는 표범은 물소들이 떼로 몰려 있을 때는 결코 공격하지 않는다. 표범은 무리에서 한 마리가 떨어져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는 잔인하게 공격한다. 죽지 않으려면 뭉쳐라. 문명의 옷을 입은 인간사회에서도 이런 정글의 법칙은 유효하다.미국 흑백 인종갈등의 「처참한」 보고서 「아메리칸 히스토리 X」는 미국의 치부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여준 수작. 영화는 흑인들이 코카인에 빠지듯, 백인 우월주의자 모임인 「DOC」에 취한 백인형제 데릭(에드워드 노튼)과 동생 대니(에드워드 펄롱)의 인생 보고서이다.

흑인 두 명을 살해한 데릭은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사람이 달라졌다. 그러나 백인우월주의자의 영웅인 그에게 흑인들의 보복은 없다. 그는 「무리」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교도소 안에서 달라진 데릭은 동생의 마음을 돌려놓는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대니가 흑인 소년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인종 테러는 마치 부메랑처럼 되돌아 오는데, 그 방향은 회개한 백인. 영화는 대니의 죽음을 통해 흑인과 백인 모두의 야만성을 폭로한다. 흑백과 컬러의 교차화면, 느리면서 화려한 테크닉 화면의 절묘한 배치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데릭의 과거를 담은 인상적인 흑백화면의 효과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 인종테러는 흑백필름의 기억처럼 「과거」의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은주기자 jup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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