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유가 SK그룹에 매각된다.쌍용그룹은 11일 쌍용양회가 보유한 쌍용정유의 지분 28.41%를 SK에 매각키로 하는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쌍용측은 정유의 합작파트너이자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35%지분보유)와 지분매각문제에 대한 합의를 거쳐 SK측과 지분 양수도 가격과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 조만간 최종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매각대금은 1조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정유는 지난해 매출 5조9,689억원에 당기순익 2,714억원을 기록한 우량기업으로 정유업계 랭킹 3위(시장점유율 12%)를 기록했다.
■정유시장 3사체제로 재편
SK가 쌍용정유를 인수함으로써 국내정유산업은 기존 5사에서 ㈜SK-쌍용정유,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한화에너지등 3사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특히 SK는 국내시장의 절반가량을 장악, 메이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됐다. ㈜SK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37%로 쌍용정유(12%)를 포함할 경우 49%로 높아진다. 또 쌍용정유와 원유도입, 정제, 마케팅에서 공조체제를 구축, 원가절감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쌍용, 재무구조 개선 전기
쌍용은 그룹의 몸통인 쌍용정유까지 내놓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쌍용양회는 정유매각이 마무리될 경우 부채비율을 현재의 302%에서 21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쌍용과 SK간 초대형 매수합병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던 쌍용 김석원(金錫元)회장이 지난해말 최태원(崔泰源)㈜SK회장과 만나 정유의 지분인수를 제의하고, 최회장이 적극적인 인수의사를 표시하면서 급진전됐다. 김회장은 당초 파트너인 아람코측에 인수를 요청했으나 유가하락으로 아람코도 「내코가 석자」라며 난색을 표시, 협상이 결렬됐었다.
쌍용은 자동차경영에 실패한 후 제지 자동차 증권매각등을 통해 20개계열사를 7개로 대폭 축소하는 등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해왔다. 쌍용건설과 남광토건도 지난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대상으로 지정돼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은 앞으로도 용평리조트매각, 양회의 외자유치등으로 올 상반기까지 총2조8,800억원의 자구자금을 마련하여 우량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쌍용은 시멘트와 건설을 2대주력업종으로 하는 중견그룹으로 재편되게됐다.
/이의춘기자 eclee@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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