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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Classic] 봄맞아 록도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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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Classic] 봄맞아 록도 피어난다

입력
1999.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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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도 피지만, 록도 피어난다. 잠잠했던, 그러나 많은 팬들이 근황을 궁금해 했던 두 밴드가 나란히 앨범을 냈다.「은둔 밴드」로 알려진 노이즈가든, 모던록의 기수 「델리 스파이스」는 최근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평가가 좋은 그룹들이다. 얼마전 앨범을 낸「언니네 이발관」과 더불어 인기있는 록밴드 3그룹의 「신춘대전」이 시작된 셈이다.

노이즈가든(Noizegarden)」은 묵직한 정통 록 음반을 들고 나왔다. 철자가 틀린 것 같은 그룹명은 그네들이 좋아하는 외국 밴드「사운드가든」을 패러디 한 것이다. 사운드의 반대 단어인 「노이즈(Noise)」에서 「s」대신 「z」를 사용, 좀 더 다른 「소음」을 만들어 내려고 애썼다. 94년이래 함께 하고 있는 멤버는 윤병주(기타) 박건(보컬) 염재민(베이스) 박경원(드럼).

96년 가을 이들이 첫 음반을 냈을 때 정통 록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 신기함 때문에 「한국 록그룹의 음반 같지 않다」는 평을 들었다. 여전히 언더에 머물면서 3년만에 낸 두번째 앨범 타이틀은 「…But Not Least(그리 나쁘지 않을걸)」.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 묵직한 사운드와 섬세한 질감이 살아있는 「썩 괜찮은」록 앨범이다.

머릿곡 「더 이상 원하지 않아」는 다소 거칠고 묵직한 윤병주의 기타 도입부와 보컬 박건의 서정적이면서 힘있는 개성이 만나「록 씬(Scene)」에서 기억할만한 멋진 곡을 만들어냈다. 「쇼생크탈출」, 「여명의 시간」에서의 기타 연주가 좋다.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 델리 스파이스의 윤준호등이 보컬과 코러스로 참여했다.

이름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는 모던록 그룹 「델리 스파이스」는 「노이즈가든」보다는 좀 더 상업적 공간에 위치해 있지만 초기의 신선함을 잃지 않고 있는 1세대 클럽밴드.

95년 결성된 이들은 「프리버드」에서 활동하다 기획사 뮤직디자인에 스카웃됐다. 96년 1집에 이어 이번에도 향긋한 모던록을 담았다. 「월컴 투 델리하우스」. 음악으로 소외받은 대중들에게 델리 스파이스의 곁으로 오라는 신호이다.

이들의 모던록은 산뜻하지만 가볍지 않고, 상업 공간의 밴드의 유연함과 언더밴드의 신선함을 조화하려 애쓰고 있다. 윤준호의 깜직한 보컬, 김정애(에코 멤버)의 세련된 코러스의 주멜로디 부분으로 매혹스럽게 이끌어가는 노래는 「미안」.

김민규의 서정적 기타 반주가 돋보이는 「종이 비행기」도 모던록의 맛이 산뜻하다. 타이틀은 「달려라 자전거」. 마치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가사는 자전거에 보내는 연서.

건강한 가사와 깔끔한 연주, 선명한 멜로디 라인이 팀의 음악적 지향과 잘 맞아 떨어진다. 산울림 헌정 앨범에 수록된 「회상」이 보너스 트랙으로 들어있다.

/박은주기자 jupe@hankookilbo.co.kr

【사진설명】 그룹 노이즈가든(위)과 그룹 델리 스파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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