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한강 둔치, 미사리 조정경기장 등 강변 「아베크」(데이트)족의 카섹스 등을 훔쳐보는 일명 「갈매기족」이 기승이다. 하지만 남녀의 은밀한 행위를 엿보는 이들 관음족을 처벌할 마땅한 법규가 없어 경찰이 골치다.갈매기족 A씨(35·자영업·강동구 명일동)씨는 『1년전부터 저녁 7시께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천호지구 한강둔치에서 훔쳐보기를 해왔다』며 『10여명의 갈매기족들끼리 친분이 생겨 함께 몰려다니기도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8일 강동구 천호2동 한강둔치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에 붙잡혀 심문받던 중 이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경찰서 관계자는 『밤이면 한강둔치에 출근하는 병적인 관음증 환자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들을 처벌한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행 법규상 카섹스족이나 갈매기족 어느 쪽도 경범죄 처벌법으로도 제재할 수 없다. 갈매기족이란 말은 훔쳐보기 중독자들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별칭으로 먹이를 찾아 물가를 떠도는 갈매기들과 비슷한 이들의 행태에서 유래했다.
사람이 많은 여름보다는 인적이 드문 겨울을 선호하는 갈매기족의 주 활동시간은 저녁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11일 밤 잠원지구 한강둔치에서 만난 B모(32)씨는 『갈매기족은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어엿한 직장을 가진 사회인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갈매기족이 집단화하는 경향이 있어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갈매기족이 범죄조직화할 수 있다』며 『한강 둔치등에 조명등을 확대 설치하는 등 예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ankookilbo.co.kr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