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음악시간에 누구나 한 번쯤은 불어보았을 플라스틱 피리. 이 악기의 진짜 이름은 리코더다. 플라스틱은 값이 싸서 쓰는 것이고 본래는 나무로 돼있다. 리코더는 간단한 연습용 악기가 아니다. 소리는 작지만 음색이 아늑하고 아름다워 다양한 곡을 얼마든지 멋지게 들려준다.미칼라 페트리(41)는 리코더가 얼마나 재치있고 사랑스런 악기인지 깨닫게 해주는 연주자다. 「리코더의 요정」페트리가 남편인 기타리스트 라르스 한니발과 서울에서 듀오 공연을 갖는다. 무대는 23일 저녁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리코더와 기타의 소박하고 낭만적인 어울림을 즐길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한국의 리코더 연주자는 다섯 손가락 꼽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1,000년이 넘는 리코더의 역사에서 가장 눈부셨던 때는 바로크시대. 바흐, 헨델, 비발디 등이 많은 독주곡과 협주곡을 남겼다.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16, 17세기 영국의 신사숙녀들도 리코더를 좋아했다. 그러나 소리가 작다고 17세기 말부터 차츰 플루트의 화려함에 밀리더니 한동안 잊혀지다시피 했다. 리코더가 부활한 것은 20세기. 옛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평가되기 시작, 지금은 옛 음악 뿐 아니라 현대음악에도 자주 쓰이고 있다.
20세기 리코더 르네상스의 개척자는 프란스 브뤼헨. 페트리는 브뤼헨이 찾아놓은 바로크시대 리코더음악에 머물지 않고 현대음악까지 영역을 넓혔다. BMG에서 나온 10여장의 음반으로도 페트리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서울 공연 프로그램은 바흐, 비발디, 타르티니 등의 바로크음악부터 그리그, 랄로 등의 19세기 음악까지. (02)543_5331 오미환기자 mhoh@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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