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집단 따돌림(왕따)」논란이 일고 있다.발단은 지난달 27일 벌어진 첼시-리버풀전에서 첼시의 그레함 르소가 프리킥을 차려다 말고 리버풀의 로비 파우라를 팔꿈치로 쳐 일어난 폭행사건에서 비롯됐다.
문제는 폭행 그 자체가 아니라 파우라가 르소 앞에서 엉덩이를 내밀며 그를 조롱하는 듯한 포즈를 취해 고의적으로 폭행을 유발했고, 이는 르소에 대한 「왕따」가 바탕이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선 상대팀은 물론 같은 팀 동료들 사이에서도 트러블메이커로 꼽히는 르소의 튀는 성격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고상한 취향을 가진 르소를 바라보는 다른 선수들의 적대감이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르소는 영국 프로축구 선수 대부분이 노동자계층 출신인 것과는 달리 중류층 출신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타블로이드 신문을 즐겨 읽고 당구를 즐기지만 르소는 고급지인 가디언을 애독하고 골동품 수집이 취미.
또 휴일이면 부인과 미술관을 순례하며 작품을 감상하는 게 그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여기에 결혼전에는 동성애자였다는 소문도 나 있다. 파우라의 제스처는 이같은 르소에 대한 조롱이었다는 해석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지식인과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노동자계급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영국 프로축구계의 낡은 체질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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