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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의 춘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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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의 춘투'

입력
1999.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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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이면 건설교통부 항공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사의 틈바구니에서 들볶이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되어있다. 정부가 한해동안 각국에서 따낸 여객·화물 노선 보따리를 푸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늘상 건교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3각관계가 극도로 악화된다.

항공노선을 배분하는 일이 우는 아이들에게 떡을 나눠주는 것처럼 쉽지는 않다. 큰 놈은 큰 덩치를 견디려면 많이 먹어야한다고 고집하고, 적은 놈은 쑥쑥 크려면 많이 먹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사의 태도는 도를 지나친다.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뿐아니라 적은 먹이를 놓고도 마치 사투(死鬪)를 벌이는 듯 한 인상이다.

올해 보따리에도 황금 여객노선인 서울-오사카(大坂) 여객노선 주 7회, 서울-후쿠시마(福島) 주 3회 등 짭잘한 노선이 포함되어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제위기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 회생할 수 있는 충분한 노선을 달라』하고 대한항공은 『치열한 세계항공시장에서 생존하려면 경쟁력있는 항공사를 키워야한다』는 입장이다. 건교부 실무자들은 『양사가 타협하는 법이 없다.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을 정도』라며 양사의 생떼에 넌더리를 내고있다.

더욱이 건교부는 노선배분 이후가 더욱 두렵다. 양사에게 만족이란 없고 배분이 결정된 이후에도 「힘있는」 곳을 동원, 건교부를 흔들어 대는 것이 과거의 관례였다.일단 내려진 결정에 승복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조차 없는 것이다.

양사가 이토록 대립하는 것은 노선배분과 관련, 양사의 과거·현재·미래가 복잡하게 뒤엉켜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핍박당했으니까, 현재는 어려우니까, 내년 배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야하니까…』등등.

확고한 원칙없이 해마다 표류하는 건교부도 딱하다. 항공사들도 경쟁력을 키우기는 커녕 양보와 타협없이 다투다 서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로 싸우다 결국 모두 죽는 「연못 속의 붕어」신세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조재우기자 josus62@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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