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주가폭락 등으로 원금까지 까먹은 공공기금이 속출한 가운데 2조원대 고용보험기금을 운용하는 공무원들이 지난해 3,867억원의 이자수익을 내 화제다.주인공은 노동부 고용보험기획과의 박효욱(朴孝煜·48)과장 김덕호(金德浩·30)사무관, 박덕기(朴德基·43)주사,조창규(趙昶奎·36)7급 등 4명. 고용보험료를 거두고 기업에 고용유지 지원금을 빌려주는 일이 주 업무인 이들은 하나같이 주식투자 경험도 없는 「재테크의 아마추어」들이다.
하지만 종금사 구조조정이 있기 5달전인 97년 7월부터 종금사에 예치한 2,000여억원을 모두 빼내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등 여느 금융운용 전문가 못지않은 분석력과 기민함을 보여줬다.
이들의 성공적인 재테크로 지난해 1조3,695억원의 수입금중 이자수입이 차지한 몫은 28.2%. 40만개의 기업과 520여만명의 근로자에게서 1년간 거둔 보험료수입(9,768억원)을 지출(1조1,907억원)과 비교하면 2,000억원이 넘는 적자였지만, 이자수입 덕택에 오히려 1,788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현재 기금적립액은 2조1,700여원선.
박과장 등의 재테크원칙은 『안정과 수익성으로 투자하되 공공기금의 병폐인 청탁성 예치는 절대 사양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었다. 『전문적 펀드매니저도 아닌 비전문가들에게 2조원이 넘는 돈의 운영을 맡길 수있느냐』는 일각의 지적은 기우라는 것이다.
이들은 윗사람이나 금융권 동료의 민원을 막기위해 아예 은행은 고용보험기여도, 노사관계, 근로자에 대한 대출실적 등으로 자체 예치기준표를 만들었고 증권사나 투신사 등 제2금융권은 경영평가기준으로 3~5개 우량기업만 선정했다.
주식은 위험이 높아 직접투자를 하지않았고 대신 특정금전신탁, 표지어음, CD, 수익증권 등 고수익상품을 골라 10일~1년으로 예치기간을 다양화했다.
이들은 고용보험기금이 1조원대였던 97년에도 1,136억원의 투자수익을, 7,000억원규모이던 96년엔 450여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동국기자 east@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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